[2021 부모아카데미] 김석 원장 "결과 보다 과정 보상, 자녀 말 경청해야 소통 가능"

"결과 보다 과정에 보상하라", "참지 못할 거면 가르치지 말자", "아이들 말을 끊지 말고 10분만 경청하자"

아이들 육아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 육아에 대해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

'아빠의 교육법'의 저자, 내과의사 김석 원장(삼성탑내과)는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100세 시대 자녀들과 50년 동안 상담할 수 있는 부모들의 양육법에 대해 팁을 줬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21 부모아카데미’가 14일 오후 2시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첫 강연자는 김석 원장이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일주일 중 6일을 회식하고, 주말에는 골프만 치던 불량아빠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가 됐는 지 그 비결과 경험을 공개했다.

김 원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사대부고, 원광대 의대를 나와 강북삼성병원 레지던트를 수료한 내과 전문의다. 현재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삼성탑내과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 올해 3월, 가정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아빠의 교육법'이란 책을 펴낼 만큼 자녀 행복교육 로드맵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날 강연에서 김 원장은 "처음에는 아이들과 노는 게 그렇게 힘들었는데 재미를 찾으면서 변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과 노는 게 일이 아니라 즐겁게 변하면서 주 6일 회식하고, 주말에 골프에 빠졌던 아빠에서 지금은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빠가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지금은 100세 시대로 자녀가 50살이 되어도 부모님은 살아 계시는 일이 많다. 노년에도 자녀와 함께 50년을 살아가려면 지금 10년만 자녀에게 투자하면 된다"며 "그렇게 된다면 부모들은 50년 동안 자녀들의 훌륭한 상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자녀와 친해지기 위해서 김 원장이 내놓은 팁은 '컴퓨터 게임(이하 게임)'과 '계약'이었다. 남자 아이 둘을 키우는 김 원장은 '게임 금지'를 하는 게 아니라 '계약을 통해 게임을 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우리 집은 일주일에 7시간 게임하는 집이자 계약서로 도배한 집"이라며 "남자 아이들은 게임을 너무 좋아하고 목숨처럼 여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게임을 한 시간 줄이면 공부하는 시간은 1.8분밖에 안됐다"고 소개했다.

게임하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어차피 공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게임을 못하게 말릴 방법도 딱히 없다면 차라리 게임을 하게 하되 그것을 지렛대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 집은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약 7시간을 게임 하라고 한다. 대신 계약서를 작성해서 약속을 이행하면 보상을 주고 있다"며 "아이들이 목숨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을 하기 위해 숙제도 잘하고, 공부다 알아서 한다. 그래서 우리 집에선 잔소리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아이들의 게임을 위해 데스크톱 컴퓨터를 아이들 방이 아닌 반드시 거실에 설치하고, 스마트폰에 게임앱을 지우게 했다. 거실에 스마트폰 바구니를 두어 잠자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바구니에 놓게 가게 했다.

김 원장은 "거실에 데스크톱 컴퓨터를 설치하니 아이들이 무슨 게임을 하는 지 부모가 알 수 있고, 시간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또 게임하면서 욕설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자기 방안으로 컴퓨터를 가져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핸드폰 바구니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믿지만 스마트폰의 유혹은 크다"며 "잠자러 들어갈 때 핸드폰을 방안으로 가져가지 않게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 육아를 위해선 아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 원장은 "자녀들의 인성이나 자존감을 높이려면 아빠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아빠에게 자녀 양육을 참여할 수 있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선 먼저 아이들 말을 듣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부모 생각대로 판단하면 안된다. 아이들이 잘못을 하더라도 지적을 하기 전에 왜 그랬는지를 먼저 꼭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가정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자녀들이고, 가장 약한 존재도 자녀들"이라며 "그런 아이들을 때리는 것은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를 부모라는 이름으로 때리는 것"이라며 체벌은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김석 삼성탑내과 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에서 '자녀를 알아야 행복해진다'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원장은 "부모들은 자신의 친구들과 몇시간 씩 상담하고 얘기도 들어주는데, 우리 아이들 말은 단 10분도 들어주지 못한다"며 "아이들은 '내 얘기 끊지 말고 들어 달라'고 한다. 아이들의 얘기를 경청해야 아이들의 고민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결과보다 과정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시험 100점 맞아오면 뭘 해주겠다고 하는 식의 보상은 옳지 않다. 결과는 자녀들의 영역이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점이라는 결과가 보상의 대상이 아니라, '열심히' 하는 과정이 보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원장은 "숙제하기, 단어외우기, 착한 일 하기 등 과정에 보상을 해주고, 보상은 바로바로 해줘야 한다"며 "보상없는 공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참지 못할 거면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종종 아이들에게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 표정이 안좋아지는 것을 보면 내 얼굴 표정이 안좋은 것이다. 웃으면서 가르쳐야 한다. 만약 참지 못할 것이면 차라리 학원에 보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아이들 양육은 고된 일이지만 행복하다. 다만 그 행복을 지금은 잘 모른다"며 "자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저학년까지는 자녀들이 부모 시간을 맞추지만 중학교 이상 고학년이 되면 자녀들 시간에 부모들이 맞춰야 한다"며 자녀들과의 소통 방법에 대해 역설했다. 

한편 2021 부모아카데미는 1-3강까지 보편적 주제의 대중강연, 4~17강까지는 ‘책으로 대화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18~20강은 서귀포시에서 책을 주제로 한 ‘릴레이강연’이 펼쳐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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