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스스로 조직 위기관리 능력 없다는 사실 인정한 것”

공무원 파견 철회를 촉구해 제주문화예술재단 건물 창문에 관련 문구가 붙어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공무원 파견 철회를 촉구해 제주문화예술재단 건물 창문에 관련 문구가 붙어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이승택)이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공무원 파견을 요청해 문예재단의 독립성 약화 논란이 이는 가운데, 노조가 공무원 파견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주지부 제주문화예술재단지회(이하 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공무원 파견 요청의 근거인 ‘제주문예재단 설립 및 육성 조례’가 개정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6월25일 문예재단 이승택 문예재단 이사장은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공무원 파견을 제주도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 3일자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A씨를 경영기획실장으로 발령(파견)했다.
 
2017년 기존 직제를 사무처에서 본부로 개편하면서 공무원 파견을 중단했던 문예재단이 스스로 파견을 요청하면서 4년만에 공무원 파견이 부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예재단 노조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는 ‘2021년 제주도 하반기 정기인사에 따른 공무원 재단파견 철회 및 제주문화예술재단 설립·육성 조례 개정 청원’을 심사중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율경영 능력이 없는 이승택 이사장을 구출하기 위해 제주도가 단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도의회에서 ‘이사장과 노조의 갈등이 있어 이를 해결할 중간관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강재섭 제주도 총무과장의 발언을 주목한다. 노조에 대한 인식 부재와 구태의연한 관치행정의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대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또 ‘문예재단 구성원의 74%가 5년 미만 근무자라서 (공무원이)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 줄 것’이라고 발언했다. 최고 19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문예재단 직원을 공식적으로 폄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예재단 직제규정에 경영기획실장의 역할은 달성 목표에 따른 사업계획과 자원배분계획, 목표 달성 활동에 대한 평가, 감사, 결산 등 기관의 비전·미션 달성을 위한 경영시스템 구축과 관리다.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기관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화예술 생태계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바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관의 정체성과 역할 지위를 무시한 ‘개인적 판단’으로 공무원 파견 요청을 수용한 제주도는 차라리 공무원 승진 자리 마련을 위한 파견이라고 솔직히 고백한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도의회 임시회 문광위에서 이승택 이사장은 “2017년 이후 정원과 예산이 두배 이상 늘어 급속히 변하는 상황을 되돌아 볼 시점이고, 이를 안정화시키기 위했다. 사업과 경영을 모두 다 총괄하는 사무국장이나 사무처장의 자리가 아닌 제주도와 협력 등의 역할을 위해 요청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사장 스스로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과 대외 관계자의 소통·조정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공무원에게 의존·대리하겠다는 의도를 수치심 없이 털어놓은 것”이라고 비평했다. 

노조는 “직제규정상의 정의와 이승택 이사장의 발언에 따르면 현재 문예재단은 기관장급 공무원 경영기획실장 아래 사업만 총괄하겠다는 실무 팀장급 이승택 이사장이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사장의 책임 있는 기관경영을 기대하고,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도·감독하는 제주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공무원 파견은 절호의 공무원 자리 늘리기 기회로 받아들인 제주도가 자율경영 능력이 없는 이승택 이사장 구출작전 일환으로 단행한 것임이 확인됐다”며 “공무원 파견 철회를 촉구한다. 우리(노조)는 공무원 파견 요청 근거인 ‘문예재단 설립 및 육성 조례’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공무원 파견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전문] 제주도,“이사장과 노조와의 갈등 해결사로 공무원 파견”
위기관리 능력 전무한 이승택 이사장‘구출작전’

우리 노조가 지난 7월 9일 2021년 제주도 하반기 정기인사에 따른 공무원 재단 파견 철회 및 파견 요청 근거가 된 「제주문화예술재단 설립 및 육성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청원을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제출함에 따른 심의가 7월 15일 제397회 임시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뤄졌다.

재단 이승택 이사장, 제주도 고춘화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 및 강재섭 총무과장이 출석한 청원 심의 과정에서 우리 노조는 세 차례의 성명서를 통해 밝힌 대로, 재단 공무원 파견은 이승택 이사장의 무지무능과 제주도의 ‘꼼수 인사’의 결정판이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가 동시에 확인되었음을 밝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대응이 이루어지는지 주시할 것이다.

‘이사장과 노조 간 갈등’때문에 공무원 파견? 
 시대정신 실종, 케케묵은 관치행정으로 복귀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사장과 노조의 갈등이 있어 이를 해결할 중간관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공무원을 파견했다는 강재섭 총무과장의 발언에 주목한다. 이는 당연하게 존재하는 노-사 간 갈등을 공무원 파견 명분으로 정당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조에 대한 인식 부재와 구태의연한 관치행정의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대발언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에서 벗어나도

한참이나 벗어난 ‘제주특별자치도 총무과장’의 이 발언이야말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사장 구출작전’의 일환으로 공무원 파견이 이루어졌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사 갈등은 노사가 상생하고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파견 공무원이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강재섭 총무과장의 인식은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자생노조가 사측과 결탁한 외부 압력에 의해 탄압받고 와해되기까지 했던 사례들을 상기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지방자치와 지역분권을 선도해야 할 ‘제주특별자치도 총무과장’의 본분을 상실한 망언에 대해  우리 노조는 심각한 위험성을 절감하며 강재섭 총무과장의 진정한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재단 구성원 중 5년 미만인 자가 74%를 차지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 줄 것이다’라고 발언함으로써, 최고 194: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신입직원 및 경력직원을 포함한 재단 전 직원을 공식적으로 폄하한 것 또한 ‘제주특별자치도 총무과장’에 적절하지 않은 무책임하고도 고압적 자세를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오로지 공무원 파견 명분을 찾기 위해 조직 구성원의 근속연수를 일일이 확인, 집계할 시간에 재단 경영기획실장의 역할에 대한 재단 규정을 검토, 확인하여 과연 이사장의 파견 요청이 적절한지를 고민했어야 옳지 않은가. 

이사장 본인도 모르는 이사장의 역할
공무원 파견한 도 총무과장도 모르는 재단 경영기획실장의 역할

사실 이사장 및 경영기획실장 관련 재단 규정 등을 제대로 확인, 검토했다면 이승택 이사장의 파견 요청과 제주도의 파견 승인은 청원 심의에서 드러났듯, 결코 속전속결 일사천리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안이었다. 이번 공무원 파견으로 메워진 경영기획실장의 기능과 역할은 재단 「직제규정」 제4조에 다음과 같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으며, 이는 이승택 이사장 취임 이후 경영기획실장 자리를 만들면서 개정된 내용이다.

제4조(사무부서)
② 경영기획실장은 이사장을 보좌하고, 기획홍보팀, 인사팀, 재무회계팀을 통할하여      소속직원을 지휘‧감독한다.
④ 각 부서의 사무분장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경영기획실 
    가. 예산확보‧편성, 사업기획‧관리‧평가‧조정, 경영평가 관련 업무
    나. 조직, 인사‧노무, 교육, 복리후생 관련 업무
    다. 이사회 운영, 감사 수감 관련 업무
    라. 기금운용 자산‧재산 관리, 구매‧계약, 회계‧결산 관련 업무
    마. 청사‧운영시설 관리, 차량 관리, 기록물 관리, 안전 및 보안 관리
    사. 재단 종합경영계획 및 전략기획 조정업무
    아. 홍보, 언론, 대외협력, 정보구축, 정보공개 관련 업무

즉, 규정상 경영기획실장에 분장된 역할은 재단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정하고 그를 위한 사업계획과 자원배분계획, 그리고 목표 달성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감사, 결산 등 기관의 비전‧미션 달성을 위한 경영시스템 구축 및 관리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기관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전반과 문화예술 생태계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제주도 강재섭 총무과장은 ‘문화예술 전문가보다는 행정 전문가인 공무원 파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기관의 정체성과 역할 지위를 아예 무시한 ‘개인적 판단’으로 공무원 파견 요청을 수용한 강재섭 과장은 차라리 공무원 승진 자리 마련을 위한 파견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음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사장 또한 본인이 ‘문화정책 쪽으로 굉장히 많은 노하우가 있어’ 사업부서 챙기는 것은 무리가 없으나, ‘2017년 이후 정원과 예산이 두 배 이상 늘어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을 되돌아 볼 시점이고 이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요청한 것이며, ‘사업과 경영을 모두 다 총괄하는 사무국장이나 사무처장의 자리가 아닌 도와의 협력 등의 역할을 위하여 공무원 파견을 요청한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즉, 이사장은 본인 스스로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과 대외 관계자의 소통‧조정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이 역할을 공무원에게 의존, 대리하겠다는 의도를 아무런 수치심도 없이 털어놓은 것이다.

이 역시 이사장 스스로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사장 공개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이사장 직무수행요건은 다음과 같다. 

• 직무수행요건
 - 공공기관의 미래비전 제시 및 경영혁신 마인드를 갖춘 자
 - 공공기관 및 문화예술기관 업무와 관련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과 대외 관계자의 소통‧조정 능력을 갖춘 자
 - 기타 직무수행에 적합한 자
• 심사기준별 세부심사내용
 [경영능력-공공기관 경영능력과 경험]
 - 임원으로서 비전 제시 및 리더십
 - 경영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개혁 의지와 추진력
 - 재단 전반에 대한 경영능력 및 경험

결론적으로, 직제규정상의 정의와 위 이사장의 발언에 따르면 현재 재단은 기관장급 공무원 경영기획실장 아래 사업만 총괄하겠다는 실무 팀장급 이승택 이사장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상태에서 과연 이사장의 책임 있는 기관 경영을 기대할 수 있으며, 기관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도 감독해야 할 제주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도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황 모면 위한 거짓말과 꼼수 난무 

청원 심의 과정에서 우리 노조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은 이승택 이사장과 고춘화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의 상황 모면을 위한 거짓 발언과 꼼수 작태였다. 우리 노조에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무원 파견 요청 공문을 발송한 6월 25일 당일 오전까지도, 조직관리부서장, 인사부서장은 공무원 파견 요청과 관련하여 이사장과 협의는 물론 들은 바도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특히 인사부서장은 ‘그런 중요한 처리 건이 있을 예정이었다면, 일찌감치 개인 일정으로 휴가를 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과 ‘최근까지도 경영기획실장을 개방형 직위로 공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라고 밝혔었다. 
그런데도 이승택 이사장은 ‘공무원 파견 요청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하는 여러 가지 과정들이 있었다’라고 거짓 발언을 반복하였다. 이러한 이사장의 거짓 발언은 재단 직원을 모욕하는 것임과 동시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를 능멸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고춘화 국장 역시, 우리 노조가 이미 1차 성명서 발표(6.28.)를 통해 문서 상신 및 결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 파견 중단을 촉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파견 요청 공문 발송 과정상 휴가자가 결재하는 등 결재가 상식적이지 않았고, 문제가 많았다는 것을 몰랐느냐’라는 박호형 의원의 질의에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답하였다. 이는 상황모면을 위해 거짓발언을 했거나, 2017년 제주도 승인 아래 폐지하였고, 원희룡 지사도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공무원의 출연기관 파견을 재단이 다시 요청한 중차대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고민이나 숙고과정 없이 허술하게 수용했음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박호형 의원이 지금이라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주문하였으니, 우리 노조는 고춘화 국장의 대응을 주시할 것이다. 

우리 노조는 위와 같이 청원 심의에서 드러난 이승택 이사장과 제주도 강재섭 총무과장, 고춘화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의 발언 내용과 취지를 검토하면서 결국 공무원 파견은 절호의 공무원 자리 늘리기 기회로 받아들인 제주도가 자율경영 능력이 없는 이승택 이사장 구출작전의 일환으로 단행한 것임을 재차 확인하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노조는 이승택 이사장과 제주도가 공무원 파견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더 나아가 우리 노조는 파견 요청 근거 「제주문화예술재단 설립 및 육성 조례」 개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1. 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주지부 제주문화예술재단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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