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승학-문수정씨 4.3중앙위 추천..."이승학 4.3특별법 부정"

지난 6월23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3영령에게 헌화.분향하고 있다.
지난 6월23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3영령에게 헌화.분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4.3중앙위) 위원으로 김종민 전 제주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과 주진오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을 추천한 가운데,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2명의 위원을 추천했다.

하지만 추천 인사가 그동안 4.3을 왜곡하고 폄훼해 온 인사로 알려지면서 4.3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19일 제주4.3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국회 추천 4.3중앙위원으로 이승학 제주경찰4.3유가족회 사무총장과 문수정 변호사(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승학 사무총장은 제주출신 인사로 대표적인 4.3왜곡 인사 중 한명이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의 4.3진상조사보고서를 '4·3 사건의 진상을 진압과정에서의 인권문제를 왜곡 날조한 보고서'라고 주장했던 극우보수 성격인 단체에 참여해 왔다.

실제 4·3 특별법 개정 반대 기자회견 등을 진행해 왔으며,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4·3 배보상 관련해 “국가 반역자를 세금으로 포상한다니, 통탄할 노릇”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4.3기념사업회는 "이승학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여야 합의로 통과된 이번 4·3특별법 개정안을  부정해 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배제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 사무총장은 4·3 유족들이 국회 앞에서 4·3특별법 개정 촉구를 하는 동안 오히려 4·3특별법 개정안 반대활동을 펼쳐왔다"고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수정 변호사 극우적 성향을 대변하는 인사다. 

문 변호사의 행적을 보면 4.15 부정선거 국민투쟁본부 활동,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및 즉각 석방 촉구 11인 청년변호사 기자회견 등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14일에는 국민혁명당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코로나19 방역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 문 변호사가 참여하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4·3기념관 전시금지 소송 등을 진행 한 바 있으며, 정부의 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좌편향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23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3영령에게 헌화.분향하고 있다.
지난 6월23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3영령에게 헌화.분향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 제주4·3에 대한 배보상 문제와 추가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실제로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선거 시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4·3을 폄훼 왜곡하는 시도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배보상 문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고, 추가적인 진상조사 등도 최대한 협조적으로 나서 도민들의 아픔을 덜어드리겠다" 등 4.3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 했고, "4·3에 있어서 민주당보다 앞서가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하는 등 제주4.3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4.3기념사업회는 "이번 극우적 성향의 국민의힘 4·3 중앙위원 추천을 보면서 이준석 대표의 발언은 모두 허위로 돌아갈 판"이라며 "민주당 보다 앞서는 4·3 행보가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시절로 돌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번 여야가 추천한 인사들은 국민의힘에서도 동의해서 통과시킨 4·3 특별법 추가진상조사 등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4·3보고서까지 폄훼하는 인사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기념사업회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국민의힘에 요청 드린다"며 "잘못된 4·3 중앙위원 추천을 철회하고 당 대표의 약속대로 4·3유족과 도민들의 아픔을 풀어 드릴 수 있는 인사로 새롭게 구성해 줄 것을 건의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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