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 1kg당 경락가격 한때 1만원 넘어...도축물량 감소로 추석까지 강세 이어질 듯

올해초부터 이어져온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19일 제주산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은 흑돼지 기준 1kg당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 이미지 그래픽=김정호 기자 ⓒ제주의소리 
올해초부터 이어져온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19일 제주산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은 흑돼지 기준 1kg당 1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 이미지 그래픽=김정호 기자 ⓒ제주의소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이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9일 제주도와 제주양돈농협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가격 상승세를 보인 제주산 돼지고기의 평균 경락가격이 치솟으면 한때 제주산 흑돼지 1kg당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백돼지와 흑돼지를 포함한 제주산 돼지고기 평균 경락가격은 7월 첫째주 기준 1kg당 8096원으로 같은 기간 전국평균 5855원과 비교해 38%가량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흑돼지의 경우 7월5일 기준 1만1700원까지 올라 올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1kg당 경락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제주산 돼지고기는 통상 연초에 하락세를 보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5월부터 가격이 올라 7월 말과 8월 초 사이에 정점을 찍는다.

실제 2020년 1월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은 4516원에서 4월 4466원으로 보합세를 보이다 7월에는 6001원까지 올랐다. 수요가 올리는 여름철을 맞아 연초대비 34%나 상승했다.

반면 올해는 1월 1kg당 5163원에서 4월에 6217원으로 재차 오른데 이어 7월 첫째주에는 8096원까지 치솟으면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축 물량 감소에 더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과 낙후 축산농가 폐업 조치, 사육밀도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속 수요량 증가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도내 돼지 사육두수는 2020년 초 55만1000두에서 올해 초에는 52만3000두로 1년 사이 약 3만두 가량이 줄었다. 사육량을 줄이면서 도축물량도 덩달아 감소했다.

그 사이 관광객 수요량 증가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도내 반입까지 차단되면서 제주산 돼지고기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통상 제주도민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26.6kg 가량이다. 이중 제주산 돼지고기가 75.1%를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수입산은 24.9%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여파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제주 반입까지 막히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악화시켰다. 제주산 돼지고기의 충성도 역시 높아 수입산 대체에도 한계가 있다. 

가격 고공행진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제주도는 양돈농협과 축산농가, 행정시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가격 조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와 별도로 환경오염 방지와 과학적 사육밀도를 확인하기 위해 11월까지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제주돼지 적정사육규모 설정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용역을 통해 사육밀도가 정해지면 수요 감소에 따른 추가적인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여름철 관광객까지 몰리면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농가 대표단이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일시적인 도축 증량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 진행 중인 용역을 통해 사육밀도를 낮추면 도내 전세 사육두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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