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강민숙 제주도의회 ‘남북교류특위’ 위원장

마음이 넉넉한 동네삼춘 같아 보이지만, 의정활동에서만큼은 민첩하면서도 열정과 강단이 대단하다. 이른바 제주도와의 예산전쟁에서 관행적인 의원재량사업비를 공개하며 도의회를 압박하던 원희룡 지사를 향해 “우리가 거지냐”라고 일갈하던 장면은 의회 안팎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다.

강민숙 의원(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야기다. 초선으로 동분서주하던 그가 최근 ‘위원장’ 직함을 받았다. 바로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왜 통일해야 하느냐’는 돌발 질문에 그는 “어릴 때부터 남과 북 우리는 하나, 한겨레, 한민족, 한 형제라는 생각이 지워진 적이 없다”면서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북이 하나가 돼야 한다. 통일로 인해 우리 삶도 윤택해질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약칭 ‘남북교류 특위’는 앞으로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실천사업 추진 및 민간단체 협력체계 구축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관련 연구, 전문가토론회, 도민아카데미 등 개최 △중앙정부, 전국 지방의회, 민간단체와의 교류, 시민참여운동 전개 지원 등 공동협력체계 강화 등의 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집행부(제주도 평화대외협력과, 남북교류협력위원회)와 업무범위가 중복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는 ‘함께’라는 말을 강조했다. 남북교류와 평화협력을 위한 노력은 제주도와 도의회가 함께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조만간 상견례부터 갖고 의기투합하겠다고도 했다.

강 위원장은 “제주는 과거 감귤 북한보내기로 상징되는 비타민C 외교로, 남북교류의 상징적인 곳”이라며 “도민들 하나하나의 마음이 모여야 통일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만큼 도의회 남북교류특위가 한라에서부터 백두까지 한반도를 하나로 잇는 오작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민숙 제주도의회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강민숙 제주도의회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Q. 11대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는데, 초선으로 활동한 지난 3년 어땠나?

지난 3년 초선의원으로서 미흡함을 최소화하면서 열정적으로 활동했다고 생각한다. 도내 8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도시재생지역지원조례를 최근에 제정했다. 영구 지원은 아니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은 조례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조례를 제정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 지역발전 공헌자에 대한 기념사업 지원 조례’ 제정으로 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한 제17회 우수조례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최근에는 의원연구모임 문화누리포럼 대표를 맡아 현장방문을 통해 현장에서 답을 찾는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의정활동은 도민 성원과 응원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도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Q. 내년에는 대통령선거와 함께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비례대표 4년 경험을 토대로 지역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나. 출마한다면 염두에 둔 지역구는 어딘가.

2012년 보궐선거 때 출마했던 일도2동갑 선거구에 출마할 계획이다. 우리 당에 현역 의원이 있어서 경선부터 치열하겠지만 민주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Q. 제주도의회가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강 의원께서 특위구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발의한 이유가 뭔가.

강민숙 위원장. ⓒ제주의소리
강민숙 위원장. ⓒ제주의소리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가 전환되며 남북교류 협력이 어려움 겪고 있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가 남북교류의 돌파구를 찾는데 선제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정책들을 발굴하고 경제·산업, 문화관광·체육, 인권, 보건·복지, 교육,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들을 점검하면서 남북관계가 정상화 됐을 때를 대비해 도민들 참여할 수 있는 통일문화를 조성하고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특위 구성을 제안하게 됐다.

Q. 의회운영위원회 수정 의결됐는데, 심사 과정에서 수정된 내용은 뭔가.

최초 안에는 특위 구성을 상임위 별 추천을 통해 9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고 임기는 내년 6월30일까지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이 있는데, 특위 활동보고서 채택에 따른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 특위가 정상적으로 활동활수 있도록 활동기간을 내년 4월30일까지로 2개월 단축했다.

Q. 형식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남북교류 특위’는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게 되나.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입지를 굳혔다. 특위는 남북교류 및 평화통일 협력에 대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중앙정부와 전국의 지방의회, 민간단체 간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나갈 것이다. 또 남북교류 협력 실천을 위한 연구와 토론회는 물론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일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Q. 그러한 일이라면 집행부가 하는 게 맞지 않나. 또 제주도는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는데 중복되는 것 아닌가.

남북교류협력위원회는 조례에 의해 도정의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정책을 심의하고 도지사에게 자문하는 기구다. 그래서 구성이 다르고 역할에도 차이가 있다. 중복이라기보다 ‘함께’라는 개념으로 제주도와 남북교류협력위원회와 도의회 특위가 함께 하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특위 활동계획서가 나오기 전이라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와 상견례나 간담회와 같은 서로의 활동계획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 감귤 북한보내기 사업이 재개되고, 그래서 북한도 함께 가보는 날을 꿈꿔 본다.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강민숙 제주도의회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강민숙 제주도의회 '남북교류 및 평화협력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Q. 제주도는 ‘감귤 북한보내기’ 등 민간 차원에서 가장 활발하게 남북교류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급랭하면서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사업이 올스톱 됐다. 외부환경이 변하지 않는 이상 특위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지방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돌파구를 제주도, 대한민국 최남단 한라에서 백두까지 잇는 이런 역할들을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문제점과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우리가 열정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도민들의 합의와 참여 속에 평화통일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보수정권인 박근혜정부에서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분단 70년을 지나면서 ‘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냐’고 묻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왜 통일이 돼야 한다’고 보나.

나 역시 어린 시절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자랐다. 한반도는 하나, 한겨레, 한민족, 한 형제라는 생각이 지워진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왜 통일을 해야 하냐는 의심은 갖게 분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경제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남북이 하나가 돼야 한다. 통일로 인해 우리 삶이 윤택해지고 경제적으로도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Q. 독일 통일 사례를 보면 동·서독이 완전한 하나가 되는데 꽤나 많은 시간과 막대한 통일비용을 치러야 했다. 도의회 ‘남북교류 특위’가 순항하려면 통일문화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지막으로 도민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남북관계가 얼어붙었지만, 도민사회에서부터 다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참여형 평화통일이다. 통일에 대한 문화를 조성하고 제주도가 앞장서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들을 추진하다보면 우리 염원인 통일에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통일을 향한 염원은 남녀노소, 여야를 막론하고 하나로 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도민사회의 많은 관심과 응원, 그리고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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