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구 동부서장 “유치장 건은 미안하나 어쩔 수 없는 선택…갑질 소문은 거짓,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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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제주동부경찰서장 임명 이후 제주경찰 내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잡음의 시작은 지난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16세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피의자 백모(48) 씨의 유치장 자해소동 당시 경찰관이 함께 유치장 내부에 들어가면서다. 

지난 22일 백 씨는 유치장 안쪽 벽에 머리를 들이받고 피를 흘리는 등 자해를 시도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봉합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유치장에 수감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은 대책회의를 열고 백씨가 추가 자해할 수 있다고 판단, 경찰관이 유치장 안에서 백씨를 집중관찰하는 조치를 취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인 23일 오전 9시까지 경찰관 1인당 3시간씩 돌아가며 유치장 내부에서 백씨의 상태를 지켜본 뒤 유치장 밖으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서 경찰 내부 통신망에서는 경찰관의 인권을 존중하라는 반발이 쇄도했고, 제주경찰청·제주동부경찰서·제주서부경찰서·서귀포경찰서 직장협의회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살인 피의자의 유치장 자해 시도를 막겠다고 경찰관이 함께 감금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수갑을 채우는 등 다른 방법으로 자해를 막을 수 있음에도 아무 죄 없는 경찰관을 함께 감금한 것은 엄연한 범죄”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은 책임자에 대한 직위해제와 살인 피의자와 함께 감금된 경찰관에 대한 심리 치료, 지휘부 인권의식 강화 등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인구 서장은 “유치장 내부에서 사고가 났을 때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나.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며 “유치장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 고뇌 끝에 야간에 한해 지켜보도록 한 결정”이라고 답변했다. 

경찰 내부에서 경찰관의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내부망엔 오 서장이 부임하자 리모델링을 지시하고 조식을 챙기도록 했다는 또 다른 글이 게시됐다. 

익명으로 이뤄진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동부서 서장실 리모델링, 매일 서장 조식 챙기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자는 “동부서장이 취임한 뒤 타지역 경찰서장으로 근무했던 서장실 배치 구도가 마음에 들어 똑같이 리모델링하도록 지시하고, 아침마다 요플레와 사과 등 조식을 챙기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오 서장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전 근무지 사무실 관련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리모델링 역시 말한 적 없으며 책상 위치만 조정했을 뿐 리모델링을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식도 아침마다 집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들이고 부속실 직원이 가져다주는 것 뿐”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왜 흘러나오는지 모르겠다. 유치장 건에 대해선 어떤 불만이라도 참겠으나 이 건(리모델링, 조식)은 나름대로 조치하겠다”고 대응을 예고했다.

또 유치장 내부 경찰관 배치와 관련해선 “직원들이 유치장에 들어가 근무한 것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그런 선택을 하게 돼 미안할 따름”이라며 “이 부분은 지휘관으로서 직원들이 어떤 불만을 제기해도 감내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경찰 관계자 A씨는 “갑질할 분이 아닌데 이렇게 소문이 퍼져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 같은 소문이 경찰 내외부로 확산되자 게시자는 원글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인구 동부서장은 제주경찰청 공공안녕정보과장을 지내다 지난 19일 동부서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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