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동조합 “코로나 방역 위한 헌신 헌신짝처럼 차버려” 격앙 반응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특정 펀드사업과 관련해 고위공무원과 업자가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직내부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7월26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공무원노동자들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차버린 고위직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위공무원-업자 술자리’ 논란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제보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수받은 후 최근 제주경찰에 수사 의뢰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민사회에서 큰 충격을 줬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4월 같은 내용의 신고를 받고 자체조사를 진행하던 중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감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제보는 2020년 말 제주도청 모 부서 국장과 과장, 팀장, 그리고 직전 국장 등이 업체 관계자들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이다. 해당 업체는 이 부서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절한 술자리를 통해 사실상 ‘특혜’를 주고받았다는 의혹 제기인 셈이다.

국민권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현재 정식 수사에 앞서 사전 단계인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공무원노조는 “이번 소식은 사실 유무를 떠나 언론보도 내용만으로도 도민사회 충격은 물론 공직자들에게 많은 상실감과 비애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술자리를 가진 시점이 코로나19 상황으로 공무원들에게 ‘사적모임 금지’ 불호령이 떨어졌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하위직 공직자들은 지금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모든 하위직 공무원들은 일선 방역현장에서 지속적 코로나 확산으로 열악한 근무환경과 턱없이 부족한 인력 등 과다한 업무와 장시간 노동으로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무수한 악성민원에 내몰리는 등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제주도정은 방역여건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 없이 부서별 충성 경쟁하듯 하위직 희생만을 강요하며 명분 없는 공직사회 군기잡기에 혈안이 되고, 방역실패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원희룡 도정 최고위직들을 겨냥했다.

공무원노조는 또 “도민사회에는 사적모임 자제 당부와 공무원 하위직들은 공항·항만 발열체크장으로 보내 놓고, 솔선해야 할 누구는 과연 몇 명이서 어떤 내용의 정체모를 술판을 벌였다는 사실이 서글프다”고 상실감을 토로했다.

공무원노조는 “우리(공무원노조)는 그간 무분별한 개방형 확대 반대를 지속적으로 외쳐 왔음에도 원희룡 도정은 경직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명분 아래 이를 강행했다”며 “그렇지만 이번 보도를 보며 무분별한 고위직 개방형 확대가 공직사회 활력보다 찬물 끼얹기로 전락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무원노조는 특히 “도민혈세를 쏟아 부은 도정 책임자의 행위가 선거공신 챙기기를 통한 입신 꼼수가 아닌,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순수한 고민의 산물이었다고 믿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원희룡 지사를 정조준 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은 경찰로 넘어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요구했고 도민이 주시하는 사안임을 명심해 철저한 수사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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