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와 김재훈 제주대학교 교수팀은 공동 연구로 제주 특산 메밀 뿌리에서 추출한 라파토시드 A 성분이 췌장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졌음을 입증하고, 관련 특허를 정식으로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주 연구팀이 최근 제주 특산 메밀에서 추출한 췌장암 억제물질을 특허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김재훈 제주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제주 메밀 뿌리에서 추출한 라파토시드 A(Lapathoside A) 성분이 췌장암 세포의 생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데 이어, 최근 관련 특허를 정식으로 특허청에 등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특허 등록은 제주테크노파크와 제주대 공동연구팀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을 기반으로 추진한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개발 및 6차 산업화 적용 모델 개발’ 과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거둔 후속 성과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특허등록 물질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췌장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작용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췌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발병하는 암 질병 가운데 10번째로 높은 발병빈도를 보인다.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고, 전체 환자의 5% 정도만이 진단 후 5년의 평균 생존율을 보여 현대 의학에서 난제로 손꼽히는 질병이다.

제주 메밀 뿌리에서 추출한 라파토시드 A는 췌장암 세포의 증식과 분화, 새로운 혈관의 형성 등에 관여하는 ‘Akt’와 ‘Fak’라 불리는 두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나타냈다. 이는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부 면역항암제의 항암 효과 기전과 동일한 기전이다.

특히 ‘Fak’는 암세포의 생존, 증식, 전이 등에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Fak’ 저해제가 실제로 암 치료에 유효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췌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에 대한 임상이 이어지고 있다. 

메밀 뿌리에서 추출한 라파토시드 A의 췌장암 항암효과 연구 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인 『Anticancer Research』 41호 2권에 게재됐다. 췌장암 세포인 Panc-1과 SNU-213 세포주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라파토시드 A가 Panc-1과 SNU-213 세포의 생존률을 각각 약 40%와 27% 감소시켰고, 췌장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2모작을 통해 메밀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으로 메밀을 수확한 이후 버려지는 뿌리로 이 라파토시드 A의 대량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제주 메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재훈 제주대 교수는 “제주 메밀에 항암 효과가 뛰어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래 먹거리 자원으로써 제주 메밀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용환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메밀 뿌리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어 바로 식품으로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단순 뿌리 추출물은 췌장암에 대해 항암효과를 볼 수 없고, 라파토시드 A만을 따로 추출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앞으로 항암 효능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 등 여러 가지 암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치료제로서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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