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도당위원장 선출 앞둬 도당대회 중단에 내부 갈등 확산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국민의 힘이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 지지율 상승이 도드라지지만 제주도당은 오히려 갖은 내홍과 잡음으로 지리멸렬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앙당이 제주도당대회를 앞두고 대회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도당위원장 연임에 도전하려던 장성철 현 도당위원장과 일부 당직자들이 집단 반발도 심상치 않다. 

장성철 도당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제주도당 내부 갈등 배경으로 원희룡 지사의 '사당화' 때문이라는 비판과 함께 허향진 전 제주대총장을 직접 지목해 "파렴치하다, 낯짝도 두껍다, 부끄럽지 않나"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장성철 도당위원장과 도당부위원장들은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이 도정 책임자인 원희룡 지사와 막역한 사이고,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 후원 회장도 맡았었다"며 "중앙당에서도 허향진 전 총장에게 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을 제안한 사실이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묻기까지 한 상황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허향진 전 총장이 입을 열었다. 

허 전 총장은 27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중앙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영입제안도 받았다"고 공개했다.

구체적인 영입 제안 시기와 접촉이 있었다면 누구와 언제 어떻게 만났느냐는 질문에 허 전 총장은 "6월 말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연락이 왔고, 7월 중순께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과 서울에서 만났다"고 답했다. 

허 전 총장은 "영입 요청에 대해 당에서 역할을 맡겨준다면 나의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화답했다"며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현재 정체 상태다. 내가 들어가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비판에 대해 허 전 총장은 "송 의원과는 제주대 교수로 같이 근무하면서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후원회장을) 맡았다"며 "후원회장은 민주당과 관계가 없다. 민주당 당적을 가진 적도 없고, 당직을 맡은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허 전 총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도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았느냐"며 민주당 국회의원 후원회장 이력 논란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 전 총장은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10년 이상 제주에서 힘을 잃어왔다"며 "현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분들에 대한 불만도 팽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전 총장은 "국민의힘도 외연을 확장해야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제주도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도당 내부 반발에 대해 허 전 총장은 "도당 내 반발을 잘 알고 있다. 중앙당에서 어떻게 할 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혁에는 진통이 따른다.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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