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등명대(燈明臺) 6기와 제주 관음사 후불도, 제주 금붕사 오백나한도 등 3건의 근현대 문화유산을 제주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된다.

해당 등록문화재는 기존 등록문화재 제도를 국가와 지자체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2020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보호 조례'개 개정된 이후 첫 사례다.

제주도의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제주 등명대(燈明臺)'는 현대식 등대가 도입되기 전 제주도 근해에 축조된 옛 등대로 '도대불'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제주에만 남아있는 유산으로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 현무암을 응용해 각 지역마다 원뿔형, 연대(煙臺)형, 마름모형의 독특한 형태로 축조되는 등 제주 근현대 어업문화 및 해양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해양문화자원으로, 역사성 및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등록되는 등명대 6기는 원형성을 간직한 제주시 고산리, 김녕리, 북촌리, 우도 영일동 등명대 4기를 비롯해 서귀포시 대포동, 보목동 소재 등명대 2기 등이다.

함께 등록된 '제주 관음사 후불도'는 1940년 10월 17일 근현대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화승(畵僧)인 금용 일섭(金蓉 日燮) 스님이 대흥사 제주성내포교당에 봉안하기 위해 그린 불화다.

특히 화기(畵記)와 일섭 스님의 자필기록인 '연보(年譜)'에는 해당 불화를 그리기 위해 제주에 입도한 시기 및 조성연대, 봉안장소를 비롯해 일섭 스님과 함께 참여한 4명의 화승과 작업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

해당 불화의 초본이 현재 김제 부용사에 남아 있는 등 작품성을 갖춘 근대기 불화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됐다.

'제주 금붕사 오백나한도'는 화기(畵記)가 없어 정확한 제작연대 및 제작자 등은 알 수 없지만, 석가모니 부처 상부에 표현된 뭉글뭉글한 구름의 음영법과 인물 표현 및 청색 안료 사용 등 20세기 전반의 특징적인 제작 기법과 화풍을 지닌 불화(佛畫)다.

이 불화는 국내 현존하는 불화 가운데 한 폭의 화면에 오백나한을 그린 희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근대불교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인정됐다.

강만관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제주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3건에 대해 소유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도내에 산재된 근현대 문화유산을 발굴·등록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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