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지금 제주는] (56) 제주와 관광객의 상생 방안

지난 2018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우리나라 직장인 1462명을 대상으로 ‘꼭 살아보고 싶은 꿈의 도시’를 주제로 한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설문조사 결과 ‘꼭 한 번은 살아보고 싶은 꿈의 도시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5%가 ‘꿈의 도시가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의 도시를 주관식으로 적게 한 결과 1위는 총 22%의 응답을 얻은 ‘제주도’가 차지했다. 제주도는 남녀 직장인, 기혼 및 미혼 직장인 등 모든 응답군에서 다른 국내외 경쟁 도시들과 10% 이상의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특정 도시를 살아보고 싶은 꿈의 도시로 꼽은 이유를 다시 물었다. 설문결과 ‘아름다운 풍광에 어우러진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의견이 응답률 50.1%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제주도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주사람들에게는 제주나 다른 지역이나 매한가지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다 똑같은 도시일지 모른다. 하지만 섬 밖에서 바라보는 제주는 일상에서 탈출하여 ‘아름다운 풍광에 어우러진 여유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다양하고 폭넓은 보전정책 시행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정한 대한민국 꿈의 도시, 제주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제주시 함덕해변 일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한 달 누적 관광객은 100만명을 훨씬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부터 관광객 100만명을 넘겼고, 현재 7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매월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느껴보고 싶은 욕구가 제주로 발길을 향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위기 상황에서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는 것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하루 평균 3만5000명 내외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렌터카 이용도 늘면서 교통체증이 늘고, 상주인구 증가로 생활쓰레기 발생량과 상·하수도 이용량 및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의 환경용량에 맞는 제주관광의 수요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적정수준의 항공기 운항 편수 조정으로 제주관광 수요를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제주도는 관광개발의 적절한 관리와 제주관광정책 및 구조 개편 등으로 간접적인 수요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도와 정부는 제주관광의 질적 전환이라는 원론에는 동의하면서도 이에 부합하는 정책추진은 부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와 관광객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관광객 방문에 따른 코로나19 확산과 생활환경의 과부하, 자연환경 훼손 등의 우려를 낮추면서 도내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질문은 앞으로 제주에 적정수준의 관광객이 방문한다는 전제하에서도 똑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결국, 이의 과제는 제주도의 관광정책 변화과 함께 지속가능한 제주를 만들기 위한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해결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관광객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제주의 환경보전 노력에 동의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물음에 충족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가 만든 현 시국에서 제주의 청정한 자연환경은 우리 국민들의 삶을 잠시나마 위로하고 활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는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일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함께해야 하는 일임을 강조하며, 보전활동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선한 방문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주의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동기 부여를 할 수도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삶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라면 제주 경관이 훼손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모습을 원치 않을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안전한 여행과 제주의 환경보전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현재 제주항공을 비롯하여 도내 렌터카 회사의 경우 제주여행을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청정한 제주를 만들자는 취지의 ‘친환경 여행’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생분해 봉투를 나눠줘 여행 기간 쓰레기 줍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등 환경정화 활동을 제안하고, 참여자에게 경품을 증정하며 참여를 독려한다. 이런 사례처럼 관광업계를 포함한 관련 업계와 도민들이 적극 참여하여 제주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렌터카, 관광지, 식당, 숙박시설 등을 이용시 안전한 제주관광과 제주의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결국 제주 환경보전의 필요성에 관광객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며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우리 국민이 가장 선망하는 대표 관광지라는 위상에 맞게 도민들은 관광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관광객들은 제주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이용하며, 환경보전에 동참하여 관광목적 이상의 만족도를 갖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현재 제주도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의 성사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대 제주의 환경 가치가 더욱 높아진 지금 다양하고 폭넓은 보전정책 시행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정한 대한민국 꿈의 도시, 제주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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