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이어 위성곤에게도 "당신 같은 자" 막말...찬성단체 조직화 문건 작성 등 선거 행보 비판

지난 2016년 제2공항 반대 집회에서 격려 발언을 하고 있는 고용호 도의원
지난 2016년 제2공항 반대 집회에서 성산읍 반대운동 주민들을 향해 격려 발언을 하고 있는 고용호 도의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환경부의 반려 결정으로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는 제주 제2공항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도의원(성산읍)이 같은 당의 오영훈(제주시 을) 국회의원에게 '자중'하라고 한데 이어, 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에게도 "당신같이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공격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고용호 도의원은 그동안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반대 집회와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격려 발언까지 해왔다. 그런 고 의원이 최근 찬성단체를 조직화해야 하고, 기금 모집, 언론대응, 서명운동 등 구체적 대응 방법까지 제시한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이 문건은 고 의원이 작성한 문서로, 고 의원은 제2공항 찬성단체 회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문서를 최근 공유하는 등 무산 수순의 제2공항에 대해 다시 찬성 목소리를 규합하는 모양새여서 갈등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당원협의회는 지난 8월1일 오후 5시 당협 사무실에서 위성곤 의원과 서귀포시 민주당 도의원들간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달 환경부가 국토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반려' 통보한 것과 관련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위성곤 국회의원은 도민여론조사와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로 성산읍에 제2공항 추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고용호 도의원은 "당신 같이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고성을 지르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제주의소리
최근 민주당 고용호 도의원(성산읍)이 직접 작성해 제2공항 찬성단체 SNS 커뮤니티에 공유한 3쪽 짜리의 문서(사진)를 [제주의소리]가 입수했다. 고 의원은 이 문서에서 제2공항 찬성단체를 조직화하고 기금 마련, 언론 대응, 서명운동 등 성산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위한 매우 자세한 대응전략을 제시하며, 성산이 아닌 다른 대안을 논의 중인 같은 당 소속의 제주 국회의원 3인의 횡포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의소리

이같은 사실은 고 도의원이 간담회가 끝난 후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대응전략' 문건을 만들어 성산읍 주민과 찬성단체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고 의원이 작성한 문건에는 "위성곤 국회의원은 분명한 어조로 성산에 제2공항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당시 저는 '당신 같이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고 의원은 이 문건에서 "우리 목표는 제주 3인의 국회의원이 정석공항으로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고 있어, 그들을 막고 환경부가 반려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점을 찾아서 검찰에 고발하자"며 "지난 6년 간 토지거래허가제, 개발행위제한으로 묶이면서 재산권행사에 대한 물적 피해 및 심적 피해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승리하자"고 제안했다.

고 의원은 "성산읍은 하나라고 생각하고, 뜻있는 새람들을 모아야 하고, 조직을 결성해 전문가와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며 "책임자 그룹(5~7명)과 사무국, 검증팀을 구성해 검증해야 한다"고 새로운 조직 구성까지 주도하는 분위기 였다. 

언론 대응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언론 홍보를 위해 "언론팀을 구성해 언론에 대해 홍보 대응을 해야 한다"며 "지방언론은 우리의 뜻을 알리는 것이 한계가 있어 전국방송이나 신문에 홍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역언론 보다 중앙언론을 홍보 타깃으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고 의원은 또, "싸움을 하려면 자금이 이었어야 한다. 기부금 관리 부서를 별도로 구성해야 한다"며 "서명운동을 계속 추진해 선거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힘을 가져 국토부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들의 횡포를 막아 제2공항을 국토부가 재검토할 수 있다"고 대응전략을 세세하게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성산읍 주민 강 모씨는 고 의원의 뒤늦은 갈등 유발 태도를 내년 지방선거 때문이라며 비판했다. 

주민 강 모씨는 "지난 6년 동안 제2공항에 대해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반대 집회나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던 고용호 의원이 뒤늦게 찬성 입장을 밝히며 폭주하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의원 3선 당선을 목적으로 오히려 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찬반 편가르기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당원 A씨는 "민주당 당론은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를 위해 제2공항을 이용하는 고용호 도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다른 당원 B씨는 "같은 당인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면서까지 연이어 치받는 모양새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체 선거판에서 민주당 이미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텐데, 철저하게 자기 선거에만 매몰된 이기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도대체 뭘 하겠다는 지 모르겠다"며 "아직 국토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는데도 다른 대안을 얘기하는 것은 국회의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오영훈, 위성곤 국회의원을 겨냥했다.

조직구성이나 대응전략을 세운 것은 찬성단체를 별도로 만들 계획이냐는 질문에 "성산읍 주민들과 찬성단체 조언하는 내용으로 제가 뭘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6년 동안 성산읍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받았는데 그런 점을 부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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