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과 각 경찰서에 각각 ‘신변보호 전종요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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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석(48)과 김시남(46)의 16세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으로 경찰의 미온적 신변보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제주 경찰이 새롭게 ‘전종요원’을 투입하는 등 신변보호 체계를 손질한다. 

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 경찰이 ‘신변보호 체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에 나섰다. 

경찰은 제주청과 제주동부경찰서, 제주서부경찰서, 서귀포경찰서에 각각 1명씩 총 4명의 ‘신변보호 전종요원’ 배치를 결정했다.  

전종요원은 신변보호 과정 전반의 행정적인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각 수사관이 자신이 맡은 신변보호 대상자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까지 모두 맡으면서 수사와 보호 조치까지 담당해 왔다. 

예를 들어 제주에 신변보호자가 80명이라면 수사관 60명 정도가 각각의 판단에 따라 신변보호 조치를 진행한 셈이다. 

신변보호는 데이트폭력, 여성·청소년 범죄 뿐만 아니라 단순 교통사고 상황에서도 이뤄질 수 있어 다양한 사례가 존재한다. 

전종요원이 배치되면 각 수사관은 수사에 집중할 수 있으며, 신변보호도 전종요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또 전종요원은 각 부서에 신변보호자에 대한 협조를 구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도 맡게 된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신변보호 신청서가 접수되면 곧바로 경찰서장에 보고토록 의무화했다. 각 수사관이 중심이 아니라 중간관리자나 관서장을 중심으로 신변보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송우철 제주청 기획예산계장은 “사후적이고 형식적이던 기존의 신변보호를 벗어나 신변보호자의 생활패턴을 분석해 위협이 우려되는 시간대 순찰을 강화하는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라며 “신변보호 등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제주에서 16세 중학생 A군이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신원공개가 결정된 백광석과 김시남으로, 백광석은 A군의 어머니와 2년 정도 사실혼 관계를 갖다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시남은 백광석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 어머니는 백광석에게 폭행 당하고, 자택 LPG 고무관이 잘려나가자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며칠 뒤 A군의 어머니는 신변보호자로 등록됐지만, 자택에 있던 A군이 살해됐다. 

경찰의 적극적인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졌다면 A군 살인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논란이 제기된 이유다. 

실제 제주 중학생 살인 사건 이후 전국 각 경찰청과 경찰서가 신변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 문제점을 자체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도 본청 차원에서 미온적인 신변보호에 대해 인정하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발행한 살인·폭행 등 5대 범죄는 9135건이며, 이중 58.1%에 달하는 5310건이 폭행 사건이다. 

폭행 사건 5310건 중 822건은 가정폭력, 87건은 데이트 폭력이다. 

지난해 제주 112에 접수된 폭력 관련 신고는 1만6388건에 달한다. 이중 3883건은 가정폭력, 1131건은 데이트폭력 관련 신고다. 

가정·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가 전체 폭력 관련 신고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검거 비율은 17% 수준에 머물러 신고 대비 검거율이 가정폭력이 22.1%, 데이트 폭력이 13.4%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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