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차례 혈소판감소성혈전증 검사 의뢰...질병관리청 “모더나는 검사 대상 아냐”

최근 제주에서 모더나 백신을 접한 20대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질병관리청이 제주도의 검사 의뢰를 세 차례나 거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7월26일 도내 모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잔여백신을 맞은 A씨가 7월31일 종합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8일 숨졌다.

제주도는 백신 접종후 A씨가 혈전증 증세를 보이자 4일 보건소를 통해 질병관리청에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 검사를 의뢰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모더나 접종자는 검사 대상이 아니라며 이를 거절했다.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은 혈액 일부가 혈관 속에서 굳어지는 혈액응고 현상이다.

제주도는 5일에 이어 6일에도 재차 검사를 의뢰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 접종 후 의심 증상자에 대해서만 TTS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혈전증 감소 사례가 매우 드물어 현재까지도 진단과정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안성배 제주도 역학조사관은 “검사 요청을 했지만 진단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사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혈액응고전문가 자문단에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조사관은 “현재까지 모더나와 관련한 TTS 검사 사례는 없지만 추후에 진단 기준이나 인과성이 뚜렷하게 밝혀지면 기존 검사 자료를 토대로 재검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질병관리청 혈액응고전문가 자문단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대한의사협회와도 모더나 백신 연관성에 대해 자문을 의뢰했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RNA계열의 화이자나 모더나는 혈전증과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계없이 도민의 입장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월26일 제주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혈전증 의심사례는 아스트라제네카 단 1건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50대 미만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제주에서 신고된 백신 접종후 이상 반응은 모두 1427건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818건으로 가장 많고 화이자 437건, 모더나 90건, 얀센 82건 순이다.

이들 대부분은 발열 어지럼증 등 단순 증세다. 아나필락시스와 혈소판감소성혈전증 의심 증세는 각각 1건에 불과했다. 고령층에 대한 중증의심 사례는 7건이었다.

사망 신고는 A씨를 포함해 총 10명이다. 백신별로는 화이자가 8명,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1명이다. A씨는 제외한 9명은 모두 고령층으로 백신과의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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