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길호·정민구 의원, 술자리 토크 발전 유튜브 ‘호구티브이’ 개설 화제

'호구티브이' 영상 갈무리. ⓒ제주의소리
'호구티브이' 영상 갈무리. ⓒ제주의소리

근엄할 것만 같은 의원나리들이 B급, C급 유튜버를 자처해 화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소통의 대명사처럼 활용되며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영상 중심의 유튜브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 담백함을 넘어 날 것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유튜브 채널이 정치인들에게 득(得)일지, 독(毒)일지는 미지수다.

제주도의회 현길호(조천읍), 정민구(삼도1·2동) 의원이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 ‘호구티브이’(https://youtu.be/2zIqefd_PP8)가 의회 안팎으로부터 관심을 사고 있다. 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으로,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86세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상은 지난 10일 ‘호구티브이’ 개설을 알리는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13일 현재까지 4편을 내보냈다. 아직은 구독자 수가 두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서서히 늘고 있다.

정치인들의 유튜브 채널 개설은 관심대상을 넘어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

대권 주자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홍카콜라’가 대표적이다. 지역 국회의원 중에는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오영훈TV’를 개설, 여의도 정치와 제주도를 잇는 소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들 중에는 현길호·정민구 의원의 ‘호구티브이’가 처음이다.

‘호구티브이’ 탄생은 술자리 토크에서 비롯됐다. 평소에도 친한 두 의원이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두 의원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며 유튜브로 제작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던 것. 두 의원이 바로 “그러자”고 의기투합하면서 ‘호구티브이’ 출범이 급물살을 탔다.

‘호구티브이’는 현길호의 ‘호’와 정민구의 ‘구’를 딴 것으로, “기꺼이 제주도민들의 호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호구티브이’는 영상 편집과 구성 면에서도 완성도가 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 수준의 지인들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근 2편은 제주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갈등 현안인 제2공항 문제를 다뤘다.

고용호 도의원이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3명에게 한방을 날린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개무시 전략’으로 나갈 지를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또 제2공항과 관련해 최근 거론되고 있는 정석비행장 활용과 관련해서도 “불필요한 논쟁이다”며 논의 중단을 요구한 뒤 “내년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선거 때 각자가 공약으로 제시해서 도민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민구 의원은 “제주와 관련된 현안이나, 소재는 무엇이든 다루겠다. 다만 유튜브 특성상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얕지만 폭넓게 다뤄볼 생각이다. 재미있게 봐 달라”고 말했다.

영상은 정기적인 업로드보다는 수시로 내보낼 계획이다. 이미 10편 정도의 '실탄'은 준비해둔 상태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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