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민주당 의원 29명 중 이재명 14명>이낙연 8명>정세균 4명>김두관 3명 순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여는 등 줄서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선이 끝난 뒤 곧바로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사실상 ‘공천’이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 보기 현상도 눈에 띈다.

17일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장을 비롯한 의원 15명이 이재명 후보(경기도지사)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 [제주의소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 29명을 대상으로 지지 대선후보가 누구인지를 전수 조사해봤다.

그 결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원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이 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17일 오전 이재명 후보 지지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13명(강성균, 강성민, 강성의, 강철남, 김경학, 김대진, 문경운, 박원철, 양영식, 이승아, 임정은, 좌남수, 홍명환) 외에 고용호 의원(성산읍)도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이어 이낙연 후보(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 의원 8명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희현 의원(일도2동을)을 비롯해 강민숙(비례대표), 고태순(아라동), 고현수(비례대표), 김경미(비례대표), 문종태(일도1·이도1·건입동), 박호형(일도2동갑), 송영훈(남원읍) 의원 등이다.

정세균 후보(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의원은 4명이었다.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태석 의원(노형동갑)을 비롯해 김용범(정방·중앙·천지동), 정민구(삼도1·2동), 조훈배(안덕면) 의원이 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태석·김용범 의원은 정 후보의 제주지역 통합 지지모임인 ‘균형사다리 제주본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김두관 후보(전 행정자치부 장관)를 지지하는 의원은 3명이었다.

과거 자치분권연구소 활동을 하면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송창권 의원(외도·이호·도두동)을 비롯해 현길호(조천읍), 이상봉(노형동을) 의원이 김 후보의 지원군임을 자처했다.

송 의원은 김두관 후보 제주지역 지지모임인 ‘노무현정신계승연대 제주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4.3 수형인명부를 발굴해 4.3진상규명에 한 획을 그은 추미애 후보(전 법무부장관), 박용진 후보(국회의원)를 지지하는 도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이 같은 대선후보 지지 분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와 궤를 같이 한다. 대세를 형성한 1, 2위 후보에 줄 서기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지지후보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으로 제주시갑 지역은 이재명 후보, 제주시을 지역은 이낙연 후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들이 누구를 돕느냐에 따라 도의원들도 자연스럽게 같은 줄에 서고 있다는 것.

송재호 의원(제주시갑)은 이재명 캠프 제주선대본부장을 맡고 있고,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은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아, 공중전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의 경우 특정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지 않아 서귀포시 지역 의원들의 경우 이재명(3명), 이낙연(1명), 정세균(2명) 후보 등으로 분산된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도의원들의 대선후보 줄서기가 본격화되면서 경선 이후 정작 본선에서 ‘원팀’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의원은 “의원들 각자 양심에 따라 지지후보를 정할 수는 있지만,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세를 과시할 필요까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원팀’이 필요한데, 지방에서까지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전국 순회경선은 9월4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제주지역 10월1일을 거쳐, 10월10일 서울에서 막을 내린다. 순회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후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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