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장기미제 사건 용의자 캄보디아서 체포...범죄동기·공소시효 쟁점

 

[기사 보강=오후 3시20분] 제주 3대 미제사건 중 하나인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의 용의자가 22년만에 해외에서 붙잡혔다. 범죄 동기와 공소시효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과 관련해 김모(55)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6월23일 캄보디아에서 체포하고, 지난 18일 제주로 압송했다.

제주 경찰은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올해 6월23일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붙잡힌 김씨는 18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같은 날 제주로 압송됐다.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로 들어온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살인교사 용의자 김모씨. ⓒ제주의소리.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로 압송되고 있는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살인교사 용의자 김모씨(가운데 검정색 모자). ⓒ제주의소리.

김씨는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자 신분으로 출연해 당시 폭력조직 유탁파 두목인 백모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갈매기라고 불리는 손모씨와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장본인이다. 

김씨가 방송에서 언급한 백씨는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전부터 사건 당시에도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으며, 2008년 사망했다. 

또 김씨가 살인범이라고 지목한 손씨도 1998년 8월20일 제주시 연동에서 강도사건으로 입건돼 형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며,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2014년 사망했다.  

경찰은 방송에서의 김씨 발언을 일종의 ‘자백’으로 보고 있다. 당초 경찰은 김씨가 현장에 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언급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 혐의를 검토하다 결국 ‘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살인 사건의 배경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당시 도지사 선거 관련설과 연동 모 호텔 운영권 관련 등 그동안 회자돼온 배경들이 있지만 아직 어느쪽도 예단하기 어렵다.

또한 공소시효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이던 김씨가 언제까지 국내에 머물렀는지에 따라 공소시효 만료·정지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당시 44세)는 1999년 11월5일 오전 6시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쏘나타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의소리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로 압송되고 있는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살인교사 용의자 김모씨.  ⓒ제주의소리
1999년 11월5일 새벽, 관덕정 인근에서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현장 상황.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1999년 11월5일 새벽, 관덕정 인근에서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현장 상황.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당시 이 변호사 차량 주변에는 혈흔이 가득했다. 당시 경찰은 이 변호사가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스스로 차량에 올라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부검 결과 이 변호사는 흉기에 6차례 찔렸고, 흉골을 관통해 심장을 겨냥한 자상도 발견됐다. 

제주 경찰이 총동원됐음에도 범인을 잡지 못했고, 2014년 11월5일을 기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다음해 2015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살인과 살인교사 등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253조 3항에 따르면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경찰은 이 조항을 근거로 해외에 있던 김씨에 대해 형사상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에 하나 김씨가 해외도피 없이 2014년 11월5일까지 국내에 있었다면 공소시효가 모두 종료돼 김씨가 범인이라도 형사상 책임을 묻지 못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떠나 장기미제 사건인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방송에서 자신이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 교사범이라고 주장하는 김모씨.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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