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용담2동 주민설명회 개최…주차장 확보-교통혼잡 해소 관건

제주시가 추진하는 용담동 한천 복개구조물 철거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이 주차장 확보와 교통혼잡, 차량 통행에 따른 진동·소음 문제를 지적하면서 3차에 이른 주민설명회가 연장될 전망이다. 

주차 면수와 관련해 제주시가 하천 양면 구조물을 통해 기술적 최대치인 117면까지 확보했으나 여전히 주민들은 주차 면수 확대를 더 요구하고 있어 의견 좁히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제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복개 구간 주차장의 실제 주차 면수와 복개구조물 철거 이후 주차 면수는 10~15개 정도로 크게 차이가 없지만, 기존엔 주차면이 아닌 곳에도 주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차장이 크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는 17일 오후 6시 30분 용담2동 주민센터 3층 회의실에서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관련 3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용역에 참여한 전문가들과 제주시 관계자들의 설명이 진행된 뒤 주민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시는 17일 오후 6시 30분 용담2동 주민센터에서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복개구조물 철거 사업 1안이 적용된 모습(사진 왼쪽)과 현재 모습. 사업 구간은 북쪽 한천교부터 남쪽 제2한천교에 이르는 길이 344m다. ⓒ제주의소리

앞서 제주시는 약 15억 원을 들여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고 두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태풍 내습 등 이유로 잦은 범람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국비를 지원받아 약 300억 원을 들여 한천교부터 제2한천교에 이르는 344m 구간 복개도로를 철거하는 사업이다. 

이 같은 피해는 짧은 시간 계획빈도를 초과하는 강우량이 발생함과 동시에 이물질들이 복개구간 교각에 걸려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업 구간은 탑동에서 제주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로 중·대형 차량 통행량이 많고 복개 구간은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재해위험 개선과 더불어 중·대형 차량 통행에 따른 진동과 소음 문제 개선, 하천 복개구조물 철거 시 주차장 확보 등을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당초 300억원이었던 예상 사업비가 약 380억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3차 주민설명회에서 제주시는 한천 복개구조물을 철거하면서 캔틸레버 공법을 적용해 하천 양쪽으로 추가 구조물을 설치, 주차 면수를 최대한 확보하고 하천 바닥을 정비해 침수피해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캔틸레버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설정함과 동시에 대형 차량의 통행을 막고 속도제한을 적용해 교통량을 줄이는 등 진동과 소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이 같은 방법으로 한천교의 유속은 정비 전 초속 3.49m에서 초속 4.88m로 1.39m가량 증가하고, 진동 변형도 한라아파트 구간 기존 0.023mm에서 0.0038mm로 약 83%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복개구조물을 철거해 물이 원활하게 흘러가며 유속이 빨라지면서 하천 범람 피해를 막고 캔틸레버 구간 통행 및 속도제한을 통해 진동과 소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제주시는 그동안 진행된 주민설명회를 통해 확인한 주민의견을 수용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주민은 대형 차량 통행에 따른 진동·소음 문제 해결책이 명확하지 않으며 주차장 문제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주민 A씨는 “새벽같이 다니는 대형 차량들을 어떻게 막을 건지 그 부분에 대해 명시가 안 돼 있는데 어떻게 믿을 것이며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장 문제 해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면서 “시유지를 확보해서 주차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달라 했는데 전혀 반영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제주시 관계자는 “진동과 소음 문제를 줄이면서 주차 면수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을 고려해 현재와 같은 방안을 설명한 것”이라며 “도로도 무소음 포장 공법을 적용해 소음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찰청과 협의해 4.5톤 이상 차량 통행 제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주민들은 주차장 확보와 복개구조물 철거로 축소되는 도로로 인한 교통혼잡 등 우려를 제기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주민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국민의힘 김황국 제주도의원. ⓒ제주의소리

제주시의 답변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부족 문제와 실질적인 단속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우려 섞인 질의가 이어지자 지역구 도의원인 국민의힘 김황국 의원(용담1·2동)이 나서 대신 답변했다.

김 의원은 “대형차량 통행을 막는 부분은 자치경찰단과 제주경찰청 등 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1차적으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고 실질적인 단속은 요즘 폐쇄회로(CC)TV로 다 가능하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주차장 부지 문제는 설명회를 주관하는 안전총괄과 담당이 아니라 다른 부서와 협의해야 하는 내용이 있지만, 현재 대안부지 확보를 논의 중이니 앞서 말씀드린 부분과 이 문제는 나를 믿고 가달라”고 강조했다.

또 주민 B씨는 기존 왕복 4차로인 복개 구간을 없애고 편도 1차선 일방통행 구간으로 만든다면 교통량이 많아져 도로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지금도 출근 시간 제2한천교에서 용담사거리 구간 정체가 이어지는데 복개구조물 철거에 따라 도로가 축소될 경우 정체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제주시는 교통량 조사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하며 신호 체계 개편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는 등 우려를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주민들은 ▲4.5톤 이상 차량 통행금지 등 기준 명시 ▲시유지 매입, 주차장 복층화 등을 통한 주차장 확보 ▲캔틸레버 구간 주차 면수 확대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 우려 해소 등을 요구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뒤 김 의원은 “당초 예산이 약 300억에서 380억으로 늘어나면서 행정안전부를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인 상황”이라며 “최선의 방안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말씀주신 부분들이 반영되지 못한다면 별도 지방비 등을 통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용담동은 제주항부터 시작해 공항을 거쳐 서부로 가는 교통의 요지다. 계획 단계일 뿐이지만 2025년 제주 신항만 계획에 라마다호텔 앞 도로와 용담해안도로를 잇는 교량을 만들어달라고 제주도에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게 된다면 교통흐름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설명회가 모두 끝난 뒤 이승환 용담2동장은 [제주의소리]와 대화에서 “이번 설명회에서 나온 내용을 반영해 4차 주민설명회를 열어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크게 벌어져 있던 의견 차이를 많이 좁힌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용담동 한천 복개구조물 구간은 태풍 등에 따른 재해 피해를 겪어왔다.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4명이 숨지고 차량 200여 대가 파손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제주시는 2010년 72만 9226톤 규모의 물을 가둘 수 있는 한천 제1~2 저류지를 건설했으나 2016년 태풍 차바가 제주를 강타하자 복개 구간 주택 13동이 침수되고 차량 30여 대가 쓸려가는 등 피해가 다시 발생하면서 본격 철거 필요성이 제시된 바 있다.

ⓒ제주의소리
3차 주민설명회에서 제안된 두개의 안 가운데 제1안. 1안은 2안보다 사업비가 약 12억 원이 줄어든 대신 주차 면수가 13면 정도 부족해진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