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 대학로 27년 장사 터줏대감 한숨…“손님이 없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2인 이하로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적용되는 오후 6시가 지나자 제주 주요 상권의 거리들이 고요해졌다.

평소 인산인해를 이루던 제주시청 건너편 대학로 거리 역시 이날 오후 6시를 넘기자 눈에 띄게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 식사 약속과 쇼핑 등으로 평소 인파로 붐볐을 제주시청 대학로 골목엔 가끔씩 지나는 행인만 보일뿐, 골목길에도 점포 안에도 텅 빈 자리를 불안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들리는 듯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식당과 술집이 몰려 있는 두 번째 골목에서 사람들을 찾기 힘들었다. ⓒ제주의소리

4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오후 6시부터 야간에는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됐다. 2인 이하만 허용하는 최고 기준으로 강화된 것. 제주에서 거리두기 최고 단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도 4단계 방역 지침에 맞춰 2명씩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학 개강 등의 시기에 맞춰 사람으로 북적이던 제주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대학로도 코로나 4차 대유행을 피하진 못했다.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첫 번째 골목은 옷가게와 액세서리 등이 몰려 있고, 두 번째 골목은 음식점과 주점들이 몰려 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 그나마 옷가게 등이 있는 골목에는 일부 쇼핑객들이 눈에 띄었지만, 식당가와 주점이 밀집한 골목에는 정말 '지나가는 벌레 한 마리 볼 수 없을 정도'라는 상인들의 한탄이 지나친 과장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식당이 몰려 있는 두 번째 골목은 한적했다. 사진 오른쪽 횟집은 27년간 강모씨가 장사하고 있는 식당이다. ⓒ제주의소리

우려처럼 대학로 일대 대부분의 음식점과 술집을 찾은 손님을 극히 소수였다. 대학로 뿐만 아니라 대학로 반대편 제주시청 후문 인근 식당가도 한적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됨에 따라 외식이나 술자리를 갖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가게는 문을 굳게 닫았고, ‘상가 임대’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가게도 눈에 띄었다. 

대학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56)씨는 ‘요즘 어떻느냐’는 [제주의소리] 취재진 물음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강씨는 제주 대학로에서만 27년째 횟집을 운영한 터줏대감이다. 20대 청년들은 물론 50대 중년들도 강씨가 운영하는 횟집 ‘단골’을 자처할 정도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대학로에 한 음식점. 손님이 없어 종업원이 핸드폰을 만지며 쉬고 있다. ⓒ제주의소리

강씨는 “오후 6시가 되니 걸어다니는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종일 점심장사 2팀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1년 6개월 넘게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손님을 갈수록 줄어든다. 그런데 또 물가는 올라 재료값이 갈수록 비싸진다. 손님은 없는데, 참 난감하다. 제일 걱정은 같이 일해온 종업원”이라고 덧붙였다. 

강씨는 “미안해서 오랜기간 같이 일한 종업원을 해고할 수도 없다. 종업원도 힘들텐데...”라며 “월급을 반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뒤 계속 출근토록하고 있다. 도민은 4인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관광객 등 입도객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말했다. 

최근 제주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기준 최근 1주일 사이 하루 평균 확진자수는 44명에 달하며, 감염재생산지수도 기준치(1)의 2배 가까운 1.82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율도 330명에 달하는 상황이며, 이날 오후 5시 기준 8월 누적 확진자가 505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월 첫 제주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월간 최대치다. 이전까지는 올해 7월 487명이다. 

제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오는 29일 자정까지로 예정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 최대 번화가로 꼽히는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모습.
4단계 격상 첫날인 18일 제주시청 후문 쪽 식당가. 지나다니는 행인이 거의 없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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