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산업국제박람회] 카멘 허버드 뉴캐슬대 교수 기조강연...“큰 변화 앞에 다변화 대응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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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기조발제를 맡은 영국 뉴캐슬대 카멘 허버드 교수. 발표는 영상 강연으로 진행됐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제주의소리

브렉시트(Brexit), 코로나19 팬데믹...엄청난 사회 변화를 잇달아 겪은 영국 농가들. 그들 앞에 놓인 살길은 ‘다각화’ 그리고 ‘미래지향적 변화’다. 

20일 열린 ‘제3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컨퍼런스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카멘 허버드(Carmen Hubbard)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최근 3년 간 영국 전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 분포한 농장 3220곳을 대상으로 통계 자료를 수집했다. 조사 대상인 농장 3220곳은 영국 농업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조사 내용은 브렉시트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농가들의 다각화(6차산업화) 시도다.  

브렉시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지난해 1월 31일부터 적용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세계적인 감염병 유행이다.

카멘 허버드 교수는 “영국 정부의 공식 통계를 보면 2019년과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농업 기업의 68%(5만7000곳)가 어느정도 다각화 활동을 하고 있다. 2018년~19년에는 65%였다”면서 “2013년~14년이 58%라는 점을 고려하면 농가들의 다각화 시도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영국 농가의 다각화 활동은 ▲건물 임대가 꼽힌다. 다음으로 ▲상품 가공과 소매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관광 환대 ▲음식 조달 ▲재생 에너지 등이 있다. 특히 재생 에너지는 태양열, 풍력 발전, 혐기성 소화(嫌氣性消化, 미생물로 폐수 처리)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농가들이 다각화 시도로 얻은 소득은 7340만 파운드(약 1178억원)으로, 이는 농가 총 소득의 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부 농가는 오히려 마이너스 소득을 기록하고 다른 경우는 다각화 소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양극화’된 경향도 나타났다. 다각화 시도에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국 농가들의 다각화 시도와 별개도 많은 농가들이 정부 지원금(직불제)에 의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직불제 정책은 점차 미래 지향적인 가치를 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카멘 허버드 교수는 “영국 정부는 지난해 농업법에서 2027년까지 직불제를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공공재를 제공한 농민에게 보상하는 시스템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공공재는 보다 나은 공기질과 물, 개선된 토양 건강, 전원(田原)에 대한 공공 접근성, 동물 복지, 홍수 위험 감소 등을 포함한다. 공익을 위한 활동들이 다수 포함됐다.

그러면서 “직불제가 없이 2026년까지 영국 내 비선호 지역의 농장 60%와 방목 가축 농장의 60%는 한 푼도 벌지 못할 것이다. (척박한) 스코틀랜드 농민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위기 상황을 전했다.

제3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의 컨퍼런스는 발표자와 토론자를 제외한 무관중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영국 농가들은 예식장, 환대 업체, 관광 명소 카페, 농장 행사 등을 선보이며 혁신적이고 회복 탄력성인 적응을 보여줬다. 물론 락다운(봉쇄) 기간에 타격을 받았지만 점차 회복하고 있고, 자체 공정이나 소매 비즈니스를 하는 농장들은 오히려 수요가 급증해 이득을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 중 하나가 온라인 대응력이라고 꼽았다.

여기에 농가들을 위한 ‘농촌 개발 프로그램’, 대출을 지원하는 매칭 펀드 같은 금융 제도도 마련돼 있다며 “이런 모든 것이 농촌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에 일조할 수 있으며, 기회를 창출하고 농촌 지역사회를 장기적으로 지탱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카멘 허버드 교수는 팬데믹 가운데서도 농장 다각화 시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더불어 “농가들이 다각화를 고려하면 농가 특징 뿐만 아니라 농민과 그들의 가족, 고령화, 세대 간의 생산 격차, 상속까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농장 다각화와 비농업 소득원으로부터 나온 소득은 중요하지만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선 안된다. 큰 변화가 있으면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생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제3회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Farming⁺@Jeju Fair & Conference)는 ‘뉴노멀시대, 6차산업 가치의 재발견’을 주제로 20일 공식 개막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6차산업제주국제박람회 조직위원회(공동 조직위원장 고성보·안순화·지은성)가 주최하고,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의소리·제주CBS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8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한달간 온라인 전시회도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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