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현장 의료진은 쟁의 신청 노조 소속 아니...지쳐가는 간호사들 공개모집도 미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국 간호사들이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제주에서는 의료진들의 고강도 근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쟁의행위 신청에 따른 보건의료인력 충원 등 정부의 대응이 부실할 경우 9월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서 지난 1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124개 지부의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소속 지부 종사자만 5만6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내에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제주혈액원이 유일, 제주대병원과 제주의료원 등 감염병 전담병원을 포함한 일선 의료기관의 쟁의행위 참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의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 80% 이상을 받으면서 한계에 다다른 간호사들의 이직이 속출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최근 무더운 날씨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크게 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밀려드는 확진자를 처리하기 위해 병상까지 늘리면서 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 감염병 전담병원인 제주의료원에서 해당 병동의 의료인력이 부족하자,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간호사 10명을 확보해 17일자로 제주로 긴급 파견하기도 했다.

생활치료센터 확충에 따른 간호 인력 확보도 발등의 불이다.

제주도는 현재 서귀포시 혁신도시에 135병상 규모의 제2생활치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보건소 인력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주대병원 소속 간호사 11명이 파견되어 있다.

이들은 하루 12시간 2교대 근무를 하며 환자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감염병 관리의 특성상 지정된 숙소도 벗어나지 못한 채 2~3주 간격으로 순환 근무를 서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대병원 간호부는 “하루 12시간 근무는 본원에서도 없는 근무조건이다. 사안에 따라 12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제한된 인원 안에서 파견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조건이 열악하지만 공공의료를 위해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선별진료소에서도 4명의 간호사가 하루 8시간 상근하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도는 추가로 확보한 350병상 규모의 제3생활치료센터의 의료진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현장 투입이 가능한 간호사 6명에 대해 기간제 채용 공고를 냈지만 마감기한인 오늘(20일) 현재까지 2명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제주도는 충원이 어려울 경우 제주대병원의 협조를 얻어 일선 간호사 파견을 추가 요청하기로 했다. 이마저 힘들면 보건소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간호사 1명당 환자수가 너무 많다. 많은 의료진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 방역의료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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