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동식 선별진료소 설치 고려 안해...“보건소-병원 13개 선별진료소 분산이 더 효과적”

제주 대형마트 코로나19 방문자 검사가 이뤄진 23일 도심지 제주보건소 앞에 이어진 대기행렬, 이날 하루에만 2700여명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제주 대형마트 코로나19 방문자 검사가 이뤄진 23일 도심지 제주보건소 앞에 이어진 대기행렬, 이날 하루에만 2700여명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최근 대형마트 관련 무더기 코로나19 검사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애초 제주도는 이동식 선별진료소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식 선별진료소 설치가 오히려 분산 효과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월요일이던 23일 제주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하루 9600건의 코로나19  검체 검사가 이뤄져 도내 13개 선별진료소마다 큰 혼잡이 빚어졌다.

휴일 저녁 8시30분 대형마트 방문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안내 재난문자 메시지가 발송되면서 서둘러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제주시내 위치한 제주보건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기자가 쏟아져 도로가 통제되고 경찰이 출동하는 등 온종일 혼잡했다. 시민들은 최대 3시간 가량 대기하며 가까스로 검사를 받았다.

이마저 이날 오후 5시30분 보건소 직원이 확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사가 중단됐다. 선별진료소 일시 폐쇄로 늦은 오후까지 대기 중이던 시민들이 검사도 못 받은 채 돌아가야 했다.

첫날 2700여명에 이어 어제(24일)도 18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대기 지연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제주보건소도 대책 인력을 투입해 쉼 없이 검체 검사를 하며 진땀을 흘렸다.

도심지에 위치한 제주보건소 앞이 대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루자 30km 이상 떨어진 동부와 서부보건소로 원정 검사를 떠나는 시민들까지 등장했다. 

도내 8개 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아침부터 시민들이 몰렸지만 병원마다 오전에 예약을 조기 마감해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하염없이 대기한 시민들은 이동식 선별진료소라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제주도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거주지가 다른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찾아 정확한 방문자 추산이 어렵고 이동식 선별진료소 설치에 따른 집중 현상이 오히려 분산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대응방역추진단장은 “이동식 선별진료소는 학교나 교회 등 정해진 집단 내 구성원에 대한 검사에 적합하다. 대형마트는 불특정 다수가 방문해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이동식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면 사람들이 더욱 집중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거주지에 가까운 보건소와 병원을 통한 검사가 인원을 분산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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