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탐나는가치 맵핑(1)] 마을공동목장③ 제주연구원 안경아 박사

무심코 지나쳤던 제주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고 지속 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지역 문제나 의제를 주민 스스로 발굴해 해결해가는 연대의 걸음이 시작됐다. 지역 주민이 발굴한 의제를 시민사회와 전문가집단이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문제해결까지 이뤄내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프로젝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와 함께하는 ‘공동기획 - 탐나는가치 맵핑’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참여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연대가 될 것이다. 이번 도민참여 솔루션이 잊히고 사라지는 제주의 가치를 발굴·공유하고 제주다움을 지켜내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도민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  [편집자 주]

드넓은 초지에서 풀을 뜯는 마소를 볼 수 있는 제주도 특유의 목축경관을 지닌 사라져가는 위기의 마을공동목장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제주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제주지역 부동산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마을 공동목장은 매해 1.6개씩 매각되고 있으며, 매각된 토지는 대부분 골프장과 리조트 등 대형개발업자의 손에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제주지역 마을공동목장 관리실태 및 개선방안’을 연구한 제주연구원 안경아 박사는 [공동기획 -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이 공동목장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방문한 금당목장에서 다양한 초지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마을공동목장 관리실태 및 개선방안’을 연구한 제주연구원 안경아 박사. ⓒ제주의소리
금당목장에서 방목한 소들은 저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유롭게 쉬고 있다. ⓒ제주의소리
금당목장에서 방목한 소들은 저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유롭게 쉬고 있다. ⓒ제주의소리

안 박사는 “제주는 전국 초지의 48%를 보유할 만큼 초지가 많은 지역으로 초지들은 대대로 내려온 제주의 가치”라며 “드넓은 땅을 개발하지 않고 제주 자연과 목축경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초지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개발하지 말라고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공동목장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유지 보전책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초지를 통해 소득을 올리는 방법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목장이 대부분 해발고도 200m~600m 사이 중산간에 있는 것을 고려한 방안이다. 

안 박사는 “목장을 지켜나가는 마을 주민들이 소득을 올림과 동시에 제주에 보탬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일부 설치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며 “또 관광과 목축을 겸용할 수 있도록 작은 시설을 들여오게 해준다면 방문객을 유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제주는 전국 48%에 달하는 초지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오래된 초지 기반이 유지돼 왔다”라면서 “하지만 개발이 계속되다 보면 이 초지도 없어질 위기에 놓인다. 하루아침이 아니라 대대로 이어온 마을공동목장을 지켜야 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또 “선조들은 조합원 집집마다 돌아가며 초지에 있는 돌을 줍고 윤번제로 밤에 소를 지키는 등 마을공동목장을 운영해왔다”며 “밤에 소를 지키기 위해 야영을 하며 하늘의 별을 공부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가진 분들도 계신다”고 했다. 

초지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을 사람들의 규약, 마을공동목장조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약 138헥타르 규모의 당오름 금당목장은 아름다운 당오름을 벗삼아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고 쉬는 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약 138헥타르 규모의 당오름 금당목장은 아름다운 당오름을 벗삼아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고 쉬는 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길을 가운데 두고 자유롭게 쉬고 있는 금당목장 소들. ⓒ제주의소리
길을 가운데 두고 자유롭게 쉬고 있는 금당목장 소들. ⓒ제주의소리

안 박사는 축산 방식이 변하면서 마을목장이 외면받기 시작하자 역설적으로 개발업자가 관심을 갖게된 현실을 지적하며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안 박사는 “목장이 중산간에 있게 된 것은 농사짓기 어려운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선대의 지혜”라며 “예로부터 이어온 조합이 뒤늦게 생긴 현대의 법 테두리에 해당하지 않아 복합적인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방식으로 목장을 지킬 것인지, 조직을 현대적으로 맞춤과 동시에 가치를 부여하고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뒷받침하고 조합이 특성에 맞는 자구책을 내놓는다면 공동목장의 명맥은 이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은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해 지역의 다양한 의제를 주민 스스로 발굴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해결까지 모색하는 도민참여 프로젝트다.

도민 스스로 제주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과정으로,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그리고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공동기획한 프로젝트이다. 

길을 따라 금당목장을 둘러보고 있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길을 따라 금당목장을 둘러보고 있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당오름을 배경으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 ⓒ제주의소리
당오름을 배경으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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