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물봉선 (Impatiens textori Miq.) -봉선화과-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고 하는 처서(處暑)가 며칠 전에 지나면서 한여름의 열기가 조금은 가신 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제주에는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인 벌초가 있는데 벌초하는 시기(음력 8월1일~15일 전)에 많이 피어나는 물봉선을 소개해 드립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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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봉선은 손을 갖다대면 열매가 터져 금방 씨가 밖으로 나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꽃을 건드리면 ‘툭’하고 금방 떨어져 버리는 습성 때문에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영어명도 'Touch me not', 역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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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홍난파 작곡의 '울 밑에 선 봉선화', 가수 현철이 노래한 '봉선화 연정 '으로 널리 알려진 봉선화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이 아닙니다. 인도, 말레이지아, 중국이 원산인 식물로 흔히 '봉숭아'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이 물봉선이 봉선화과의 토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봉선을 옆에서 보면 마치 꼬부라진 나팔 같기도 하고 중세 시대에 나오는 기이한 술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꽃잎 뒷부분에 꼬부라진 꿀주머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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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의 속명인 'impatiens'는 '참지 못한다'라는 의미인데 열매가 익으면 툭하고 터져 버리는 특성을 따서 붙여졌습니다. 종소명인 'textori'는 식물채집가인 텍스토를 기념하기 위하여 붙여졌습니다.

물봉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물가를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물봉선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한자인 봉선화(鳳仙花)는 머리와 날개, 꼬리, 발이 우뚝 서 있어 펄떡이는 봉황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봉선화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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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물봉선 종류를 국가식물표준목록에 따르면 8종으로 분류합니다. 물봉선을 비롯하여 미색물봉선, 노랑물봉선, 가야물봉선, 산물봉선, 흰물봉선, 처진물봉선, 제주물봉선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오기 전, 타 지역 출사에서 담은 물봉선 종류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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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물봉선 (Impatiens noli-tangere L.)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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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물봉선 (Impatiens textorii Miq. var. koreana) ⓒ제주의소리

생약명으로는 이 물봉선을 '야봉선', '좌나초', '가봉선'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물봉선의 열매를 작년에 우연히 손에 쥐게 되었는데 손바닥에서 물봉선의 열매가 톡톡 튀어 손바닥을 간지럽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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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이 피어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끔 지나는 길에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는 요즘입니다. 물봉선의 꽃말처럼 건드리지 말고 바라만 봐 달라는 물봉선의 모습에서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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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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