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혐의 입증 가능할까?
제주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혐의 입증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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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일에 싸인 범행 동기와 배후…거짓 진술 일삼은 피의자

22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에 대한 혐의와 실체 입증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7일 제주 3대 장기미제인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살인교사 혐의로 김모(55)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통칭 갈매기 손모씨(2014년 사망)에게 지시해 이 변호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변호사는 1999년 11월5일 새벽 제주시 관덕정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구속 기한은 10일이며, 1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20일까지 구속 수사를 벌일 수 있다. 

검찰은 구속 기한을 최대한 활용해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미제 사건 특성상 진술 의존도가 커 혐의 입증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7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선 피의자 김모씨. 김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제주의소리.

 범행 동기? 배후? 아직 오리무중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최대 관심사는 ‘범행 동기’다. 이미 범행 동기에 대해 제주 도민 사회에서는 제주시 연동 모 호텔 지분 다툼과 제주도지사 선거 개입설 등 다양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경찰은 수사 단계에서 살인교사 피의자 김씨가 범행동기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가 다양한 경로로 취재한 결과,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자신이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살인교사범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방송에서의 김씨 발언을 ‘자백’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의 김씨 진술보다 제3의 인물, 제3의 장소 등에서 한 발언이 더욱 신빙성을 갖는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방송에서의 피의자 김씨 발언만으로 구속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관련 증거가 있으니 구속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 2020년 7월1일 제주 경찰은 김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올해 8월 김씨를 체포하기 직전까지 전국을 돌면서 김씨 주변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가 이 변호사 피살사건에 깊이 연루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 진술 확보 과정에서 김씨의 범행 동기를 유추할 수 있는 유의미한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검찰과 협의에 따라 기소 전까지 김씨의 범행동기를 밝히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범행동기가 나오면 배후 세력까지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예민한 부분이라 아직 밝힐 수 없다. 다만, (범행동기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직전 단계까지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배후 세력 입건 등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대상에 올렸지만,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이 김씨의 범행동기와 배후 세력을 밝혔으나 범행동기가 나오면 배후 세력을, 배후 세력이 알려지면 범행동기를 파악할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공범이 있으나 사망했거나 공소시효 만료에 따라 처벌이 어렵다는 얘기다. 공소시효의 경우 각 피의자 개별적으로 적용된다. 

피의자 김씨와 공범이 있다 하더라도 김씨처럼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에 도피한 것이 아니라면 공범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현장.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현장.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툭하면 바뀌는 진술...프로파일러까지 투입

익명의 경찰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변호사 피살사건 살인교사 피의자인 김씨 수사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는 김씨의 진술 번복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시인했던 부분을 부인하고, 부인하던 부분을 시인하는 등 매일 진술이 달랐다. 

경찰은 김씨의 심리적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 이 같은 진술 번복이 반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김씨는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줄 알고 방송에 출연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자백하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기에 자신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면 일부 사례금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에 체포돼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상황까지 직면한 김씨는 불안정한 심리를 감추지 못했고, 수사 경찰관에게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등 심리가 매우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씨는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날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지은 죄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말을 걸자 김씨는 뒤를 돌아보며 “양심 좀 있어라. XXX야”라고 욕했다. 

캄보디아에서 추방돼 올해 8월18일 제주로 압송된 피의자. ⓒ제주의소리.

 프로파일러 3인 "김씨, 범행현장 있었다" 공통의견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발언한 일부분은 거짓이다. 

김씨는 제주시내 모처에서 만난 당시 ‘유탁파’ 두목 백모씨가 자신에게 이 변호사를 위협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방송에서 밝혔다. 

하지만, 당시 백씨는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 제주시내 모처로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거짓 진술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해 전국에서 모집한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했다. 

통상적으로 프로파일러들은 경찰 수사 과정을 다른 공간에서 지켜보며 돕지만, 제주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김씨 조사 과정에 동석시키기도 했다. 

프로파일러를 대동한 조사가 계속되자 김씨는 프로파일러와의 독대를 요청했고, 경찰은 독대도 허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독대 이후 김씨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찯는 것처럼 보였다. 부인하던 내용을 시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투입된 프로파일러 3명은 경찰에 “‘최소’한 김씨가 이 변호사 피살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공통 의견을 내놨다. ‘최대’를 추측하면 김씨가 직접 범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경찰은 김씨 진술 녹취를 사설 연구소 등에 맡겨 거짓 목소리와 참 목소리 등을 구별하는 분석 결과도 확보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살인교사’가 아니라 ‘살인’ 혐의 적용 등도 검토했지만, 검찰 기소 단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2년 전 벌어져 제주를 발칵 뒤집은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객관·과학적 증거는 많지 않다. 

이 변호사 피살사건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해 피해자 이 변호사 의복 일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지만, 피해자의 DNA만 검출되기도 했다. 

피의자와 주변인 등의 진술 의존도가 높은 장기 미제 사건의 실체를 경찰과 검찰이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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