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비 23억원 질병관리청 새해 예산안 미반영...2022년 대상 권역 지정도 장담 못해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경쟁에서 밀려난 제주도가 설계비 예산 국비 반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 무산되면서 병원 설립 추진이 더욱 험난해졌다.

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치를 위한 질병관리청 소관 설계비 23억원과 관련 용역비 2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선 7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제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제주도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를 정부와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정부안에서는 빠졌다.

정부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대규모 신종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 5개 권역에 감염병전문병원을 지정해 독립적인 감염병동 운영을 추진했다.

애초 호남과 중부, 영남, 인천, 제주 등 5대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을 계획했다. 이 중 3곳에 전문병원이 들어서면서 올해 인천과 제주권역 추가 지정이 예정돼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구·경북 권역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제주는 선정 대상에서 탈락했다. 제주도는 이에 질병관리청과 여・야 정치권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대상 권역은 감염병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권역선정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감염병관리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된다.

지역이 선정되면 의료기관 공모 절차를 거친다. 응모를 위해서는 중환자실 6병상, 음압병실 30병상 등 36병상을 갖춰야 한다. 진단검사실과 음압수술실도 필수 시설이다. 

권역선정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제주도는 설계비 반영을 요구했다. 이마저 인구대비 병상수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적용 규모 산정을 위한 용역 추진을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설계비와 용역비 모두 전체 사업비 409억원에 포함돼야 한다며 항목별 예산 분류에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예산 반영이 어려울 경우 지역 상황에 맞는 감염병 전문병원 규모를 산정하기 위한 용역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청에 예산 반영을 협의 중이다.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은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과 예산 반영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예산안이 국회에 넘어가면 정치권에 협조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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