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석 “김시남이 주도해”…김시남 “죽은 사실도 몰랐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첫 재판에서 백광석(48)과 김시남(46)이 서로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다고 서로에게 탓을 돌렸다. 김시남은 살인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1일 오후 3시부터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특별기일로 재판을 진행했다. 

백광석은 살인과 가스방출, 상해, 절도, 특수재물손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주거침입,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무려 8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시남은 살인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 2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백광석은 2018년 11월부터 A군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백광석은 연락이 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A군의 어머니와 다투기 시작했고, 올해 5월에는 서로 다투다 사실혼 관계를 끝냈다. 

하지만, 백광석은 A군 어머니를 수시로 찾아가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 “죽여버리겠다”며 A군 가족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지난 7월에는 3년 정도 알고 지낸 김시남에게 “도와달라”며 범행을 모의했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올해 7월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 A군 거주지에 침입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다락방으로 향한 A군은 창문으로 침입하는 백광석, 김시남과 마주쳤고, 백광석과 김시남은 저항하는 A군을 결박해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다.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백광석과 김시남. ⓒ제주의소리.

백광석과 김시남은 사건 현장에서 역할을 분담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사전 범행 공모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피고인 2명은 변호인을 통해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각각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을 서로의 탓으로 돌린 셈이다.  

백광석은 김시남에게 A군 제압만 도와달라 했는데, 현장에서 김시남이 주도·능동적으로 A군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시남이 A군을 살해할지 몰랐다는 의미로,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반면, 김시남은 살인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김시남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사건 현장에서 자신은 A군을 붙잡기만 했고, 백광석이 A군을 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은 A군이 정신을 잃은 모습까지만 보고 먼저 현장을 빠져 나와 A군이 살해당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살인 혐의를 부인한 김시남 측은 백광석을 증인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장인 장찬수 부장판사는 피고인 2명에게 “도대체 A군이 무슨 죄를 지었는가. 죽을 죄를 지었는가”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김시남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백광석을 증인으로 세우는 한편 대검찰청 소속 심리분석관도 증인으로 출석시킬 예정이다.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선 피해자 측 오군성 변호사(법무법인 해율)는 두 사람에게 최대한 높은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유족들은 하루하루 고통속에 살아가고 있다. 피고인 2명이 사회에 복귀할까봐 두려워하고 있어 최대한 높은 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29일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피해자 측 오군성 변호사가 피고인들에게 최대한 높은 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