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폭 24→15m’ 축소에 반발…홍명환 의원 “냉정 되찾고 냉각기 갖자”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3년째 파행을 겪고 있는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과 관련해 민의의 전당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경학 의원(구좌읍·우도면)은 2일 제주도가 제출한 2021년도 제2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비자림로 확·포장사업’과 관련해 담당국장에게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이보다 앞서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도의회를 출입하기가 심적으로 상당히 불편하다. 특정 공사 결의안으로 인해 도의원들이 도민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는 심경을 피력했다. 홍 의원도 예결위원이다.

홍 의원은 “시민들의 합당한 문제 제기를 전국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에 공동의 대책마련을 제안하고, 국회의장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결의안을) 이송하자는 것은 개발독재 냄새가 묻어나고, 자랑거리도 아닌 집안일을 동네방네 떠드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결의안을 추진했던 의원님들은 지금이라도 냉정을 되찾고, 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을 밝혀 보완대책을 마련하게 해준 반대 시민들을 존중하고, 11월 보완대책 마련까지 잠시 기다리는 냉각기를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홍 의원은 글 말미에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 단추는 <비자림로 조기개설 결의안 철회>라는 결단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학 의원이 발끈한 데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친 ‘보완대책’ 때문이다. 특히 도로 폭이 당초 24m에서 15m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의원이 발끈했다.

김 의원은 “차도 폭이 15m로 줄어든다는 것이 사실이냐”라고 따져 물은 뒤 이창민 도시건설국장이 “4차선을 유지하는 폭”이라고 답변하자, “배수로도 없고 인도도 없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차도 폭이 1~2m 줄어든다고 해서 애기뿔소똥구리가 살아나느냐. 양보할 것을 양보해야지 이럴 것이면 차라리 하지 말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명환 의원도 가만 있지 않았다.

홍 의원은 “공사가 왜 중단됐느냐. 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따져 물은 뒤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도 똑바로 하지 않으니까 문제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이창민 국장이 “(행정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답변하자, 홍 의원은 “지금 보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의회에서 공사를 하라고 하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말 것이냐. 결의안이 실효성은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창민 국장은 “그 부분에 대해 의견을 밝힐 입장은 아니”라고 즉답을 피해가자, 홍 의원은 “지금은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조장하는 셈이다.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11월까지 냉각기를 갖자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김경학 의원은 고용호 의원(성산읍)이 지난 8월13일 대표 발의한 ‘비자림로 확·포장사업 조기 개설 촉구 결의안’에 서명(공동발의)했다. 김 의원 외에도 24명이 더 서명했다.

결의안은 오는 7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최종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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