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제주도연맹 7일 성명 발표 “비료 포함 농자재 원가 공개” 요구

농협경제지주가 무기질 비료 64개 비료종 가운데 35개 일반 무기질 비료의 평균 공급가격을 지난달 18일부터 14.8% 인상키로 하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이 “농민들의 영농비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비료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7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월동작물 재배 시기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판매가격 인상률 최대 14.8%의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으로 월동작물 타격이 불 보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농협경제지주 측은 “지속된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상승 등의 여파로 업계의 경영이 심각한 수준으로 위협받으면서 향후 안정적 공급마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 데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농협경제지주가 무기질 비료 64개 비료종 가운데 35개 일반 무기질 비료의 평균 공급가격을 지난달 18일부터 14.8% 인상 결정했다. / 자료-전농 제주도연맹 제공

전농 제주도연맹은 성명에서 “농협이 지역농협을 통해 농민들에게 지난달 17일 발송한 문자를 통해 비료 판매가격 인상 사실을 알렸다”며 “화학비료 생산업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비료협회가 지난 4월부터 국제 원자재 및 해상운임 가격 급등, 수급 불안 등을 이유로 계통구매 단가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농협경제지주는 ‘업계 상황이 어렵다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올해 계약은 이미 체결된 상태’라며 인상 방어를 취했으나 결국 업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습적으로 비료가격 인상을 발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화학비료 구매가격은 평균 14.8% 인상됐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라 실제 구매가격은 평균 37.5% 인상돼야 하나 업계 측에서 22.7%를 부담키로 하면서 부득이 14.8%를 인상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주요 비종별 판매가격 인상률은 △요소 14.8% △21-17-17 복합비료 12.7% △맞춤형 비료 11.8% △수의시담(가격협의) 기타 비종 2.5% 수준이다. 판매가격 인상은 지난달 18일부터 적용됐다. 

이번 단가 인상과 관련해 농협경제지주 측은 “코로나19 등 농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비료 공급 성수기 이후로 판매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도 “추후 화학비료 원자재 수급이 원활해지고 가격이 안정된다면 내년 계통구매 계약 단가 또한 그것에 맞게 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농 제주도연맹은 “우리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의 경우 월동작물 재배가 이제 시작되는데 비료 가격이 약 10%가량 오른 만큼 생산비 인상 타격 또한 클 것”이라며 “비료 가격이 이렇게 크게 인상된 적도 없지만, 무엇보다 지역과 사전 협의 없이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통보해 버린 것에 대한 분노가 크다”고 꼬집었다. 

또한 “대다수 농민들이 농기계를 포함해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자재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농협 이윤이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단가 인상을 계기로 비료를 포함한 농자재 원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거듭 촉구하는 바, 올해 계약 체결한 대로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농자재 가격 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며 “이에 불응시 전국적으로 비료값 인하투쟁 및 농자재 인하투쟁을 벌일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예고했다. 

끝으로 전농 제주도연맹은 “화학비료는 생산량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비료 원자재 수급 및 단가 인상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임을 인지하기 바라고, 정부와 농협은 향후 비료를 포함한 농자재를 공공재 영역에서 공급해야 할 것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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