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김문두 제주도자살예방센터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2019('Corona Virus Disease 2019', 이하 코로나19)는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선언 이후 현재도 진행중이다. '팬데믹(pandemic)’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감염병 유행 상황의 지속은 심리적 불안감과 고립감, 우울감 등 사회 전반적인 위험신호 증가를 가져온다. 사회·경제적 손실은 물론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우울감이 확산되면서, 공동체 전체에 정서적 충격이 전염병처럼 번지는 '멘탈데믹(mentaldemic)'에도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거주 19세~71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수행)에 따르면 우울 평균점수는 5.0점(총점 27점), 우울 위험군(총점 27점 중 10점 이상)비율은 18.1%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우울 2.1점, 우울 위험군 3.2%, 2019지역사회건강조사)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자살생각 비율은 12.4%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6%에 비해 약 2.5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사회·경제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3년 뒤 ‘극단적 선택’이 급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누적된 우울감과 피로감이 극단적 선택을 낳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준비 중이다. 이에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 조성을 위해 예방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는 전 주기별 기존 정책을 강화하고 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며 전 국민의 우울감 및 불안이 더욱 심해짐에 따라 자살예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국무조정실은 지난 6월 9일 발표된 제4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자살예방 강화대책’에서 △자살수단 및 빈발지역 등에 대한 관리 및 자살예방 인프라 강화△자살 위험도별 차별화된 대응전략 실시△자살예방 인식개선과 생명존중 문화조성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자살예방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우울감 및 불안이 증가하여 자살의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는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 그들에게 도움 될 자원을 개발하고 연계하는 노력을 함께 하여야 한다. ‘자살이 예방 가능’한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센터 등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해 알리고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제주특별자치도자살예방센터는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생명사랑캠페인 △자살예방포럼 △자살위험환경개선(일산화탄소, 농약음독, 추락사고 등) △생애주기별 자살예방 대책 추진(직장인, 청소년) △자살유가족 지원사업 △생명지킴이 양성 △초등학생 자살예방프로그램 개발 △자살예방실무자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자살위험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오늘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생명의 소중함과 국가적·사회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자살문제 예방과 대책을 마련하고자 2003년 9월 10일을 '세계 자살예방의 날'로 제정했다.

자살예방, 함께 해결해야 할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생명존중문화 확산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 제주특별자치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장 김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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