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단축, 배역·음악 등 변화 눈길...17~18일 유튜브 생중계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오페라 ‘순이삼촌’이 두 번째 무대를 올린다. 음악·배역 등에서 변화를 시도하면서 한층 더 완성도 있는 무대를 만든다는 포부다. 

17일(오후 7시)과 18일(오후 4시)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순이삼촌’은 제주4.3을 세상에 널리 알린 현기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특히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예술인·단체들이 힘을 모아 제작하는 대규모 공연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초연은 원작이 담고 있는 처절한 아픔과 서사를 비교적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정훈 작곡가는 작품 전반에 흐르는 암울한 감정을 음악으로 구현했다. 

이번 두 번째 ‘순이삼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로운 곡의 등장이다. 2막 3장, 북촌초등학교 학살에서 순이삼촌이 살아남을 때 ‘광란의 아리아’라는 곡이 추가됐다. 가사 없는 보칼리즈(vocalization) 방식으로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넘어 절규로 이어지는 감정’을 표현했다.

더불어 학살을 주도한 장교 역은 성악가 대신 전문배우로 교체하며 다른 예술적 표현을 기대하게 만든다. 자연스레 장교가 부르는 아리아도 빠졌다. 장교는 폭 넓은 연기 영역을 자랑하는 ‘이창익’ 배우가 맡았다. 이 밖에 무대 세트와 출연자들의 이동 동선을 보다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공연 시간을 2시간 30분 정도로 줄인다. 

‘순이삼촌’은 9월 제주 공연과 함께 12월 경기도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제주 공연에서 순이삼촌 역은 상명대학교 김지현 교수와 오능희 제주음악협회장이 공동 출연한다. 강혜명 성악가는 총연출과 함께 경기도 공연에서 순이삼촌을 연기한다. 

출연단으로는 도립제주예술단을 비롯해 극단 가람, 제주4.3평화합창단, 어린이합창단 등 국내외 예술가 약 210명이 나선다. 지휘는 올해 취임한 김홍식 제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맡는다. 작품 전곡을 작곡한 최정훈 작곡가, 합창을 담당하는 김정연 제주합창단 지휘자도 함께 한다.

이상용 극단 가람 대표(제주연극협회 회장)는 지난해에 이어 계속 협력 연출로 함께 한다. 여기에 오페라 경험을 가진 최현진 씨가 새 협력 연출로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신재희 무대디자이너, 이민수 무대감독, 이해준 무용감독(밀물현대무용단 대표, 한양대 교수), 우지숙 수석음악코치 등도 계속 손발을 맞춘다. 

제작진은 경기도 공연에 이어 내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관까지 확정지은 만큼, 오페라 ‘순이삼촌’을 통해 제주4.3을 널리 알린다는 포부다.

강혜명 총연출은 9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제주4.3이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역사이면서 부인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사실을 전하고자 타 지역 공연을 추진하게 됐다. 올해 경기도와 내년 서울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추후 미국 공연까지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공연 예매는 6일 오후 2시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매진됐다. 대신, 17~18일 공연 시간에 맞춰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제주MBC’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