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문가-한라산국립공원-도 관계자 등 현장 답사…원인 파악 및 대책 주문

한라산국립공원 탐라계곡에서는 하상정비공사가 한창 진행 중 입니다. 이 과정에서 영근 씨는 공사로 무너진 토사와 나무를 보고 지킬 수는 없었나 안타까워 했습니다. ⓒ제주의소리
하상정비공사가 진행 중인 한라산한라산국립공원 탐라계곡.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 1일자 [제주의소리] ‘한국 3대 계곡 손꼽히는 한라산 탐라계곡서 무슨 일이?’ 보도 이후, 제주도와 도의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탐라계곡 하상 정비공사 현장 답사가 9일 진행됐다.

이 현장은 지난 6월부터 ‘한라산국립공원(관음사지구) 탐라계곡 하상 정비공사’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1억8000여만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공사는 관음사 탐방로 탐라계곡 목교를 통과하는 물줄기가 가운데로 흐르지 않고 양옆으로 흐르게 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옆 경사면이 빗물 등에 의해 유실되며 암석이 무너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 30일경 정비공사 여파로 인근 나무와 바위들이 계곡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도민 강영근(54) 씨는 당시 한라산을 찾았다가 “8월 한 달간 비가 쏟아지면서 지반이 약해졌을 텐데 토사가 무너져내리는 것에 대한 대책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무리한 공사 때문에 나무와 바위가 하천으로 무너져내린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의소리 보도 이후, 9일 오전 10시경 토목공학 분야 전문가와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 도청 관계자, 제주도의회 오영희 의원 등은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키 위해 현장 답사에 나섰다.

전문가는 공사 현장과 도면을 비교하며 무너진 토사에 대한 복원 작업과 보강 등에 대해 제언했다. 더불어 토사가 무너진 원인인 변형된 물줄기를 바로잡기 위해 상류에 있는 큰 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물줄기가 가운데로 흐르지 않고 양옆으로 흐르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침식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진=독자 강영근님. ⓒ제주의소리
9일 오전 10시경 토목공학 분야 전문가와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 도청 관계자, 제주도의회 오영희 의원 등은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키 위한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사진=독자 강영근님. ⓒ제주의소리
사진=독자 강영근님. ⓒ제주의소리
하상정비공사가 진행 중인 한라산 탐라계곡 현장. 사진=독자 강영근님. ⓒ제주의소리

오영희 도의원(국민의힘, 비례)은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민원인 제보를 받고 현장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 직접 탐라계곡 공사 현장을 찾았다”며 “현장을 확인해보니 아쉬운 점도 있고 보완해야될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청에서 위원회를 파견해 심의한 뒤 공사가 진행된다는데 심의 위원들 가운데 토목이나 건축 전문가 없다는 것으로 들었다”며 “공사 전 심의 단계에서 토목, 건축 등 전문가도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시내 하천의 경우는 지방하천 기준에 따라 공사 매뉴얼이 있는데 한라산은 아무래도 국립공원이다 보니 매뉴얼이나 지침이 없는 상태”라며 “이런 부분을 보완해 어느 정도의 기준을 만들어두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에 “전문가 의견을 검토해서 긴급하게 보강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석축 보강과 함께 근본적인 원인인 상류부 바위 제거 작업을 서두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형 굴삭기 등 중장비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공사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텐데 소형 장비를 통한 무진동 공법으로 바위를 깨부숴야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최근 비도 계속 쏟아지고 있어 작업이 녹록지 않지만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한라산국립공원인 만큼 탐방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자연을 건들지 않으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탐방이 될 수 있도록 시설을 관리하고 자연을 보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탐라계곡은 한라산 관음사 등산로에 있으며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계곡이다. 한라산 백록담 북쪽 계곡과 삼각봉 아래에서 발원한 물이 탐라계곡을 거쳐 제주시 한천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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