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⑤元도정 7년 평가와 도의원 정수 증원 / 대담 장하나-김동현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특별기획으로 [여론조사 다시 읽기]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내년 치러질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선·지방선거·교육감선거·지역현안(제2공항, 도의원 정수 증원)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패널들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야별로 톺아보고 재해석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텍스트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글]

[토론 텍스트 싣는 순서]

① 차기 대통령 선호도, 대통령 선거결과 기대, 정당지지도 
② 차기 도지사 후보 선호도, 도지사 선거결과 기대
③ 차기 교육감 후보 선호도, 교육정책 평가 
④ 제주 (성산)제2공항과 정석비행장
⑤ 원희룡 도정 7년 평가와 도의원 정수 증원

■ 사회 :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정치하는 엄마들 사무국장
■ 출연 : 김동현 시사평론가
■ 기획 : 김봉현 편집국장 
■ 연출·편집 : 문준영 뉴미디어콘텐츠팀 기자
■ 촬영 : 오영훈·김제남·한재근 PD

▷ 장하나 토론 요지
“제주의소리와 한국갤럽이 조사한 이번 여론조사에선 원도정 7년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가 36.8%, ‘잘못했다’ 평가는 51.9%로 나와요. 성별로 살펴봐도 여성과 남성 모두 원지사의 도정운영에 대해 잘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주목할 점은 30대에서 71%가 잘못했다고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민선 6기 원 지사가 처음 당선될 때는 원희룡 바람이 불었죠. 원희룡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보수를 지지하는 세력에서도 변화의 열망이 더해졌어요. 하지만 지난 7년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실망했다는 것을 30대가 보여준 것으로 생각해요.”

“저는 도의원 정수 증원에 찬성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도민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죠. 증원하지 말고 유지하거나 줄이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에요. 이 문항을 도의원들이 뼈아프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제주도의회를 봤을 때 너무 변화가 없고 여성의원이나 청년, 소수자와 서민들을 대변할 정치인이 늘었다는 느낌이 없어요. 정치에 대한 도민들의 눈높이와 수준은 많이 높아졌죠. 그래서 당연히 지금 도의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도의원 수를 증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도의원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도민들은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요. 유지 보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약 5%가량 많은데요.”

“정치 불신과 혐오는 국민 정서가 됐어요. 정치는 많은 사람이 관심 갖고 참여할 때 발전합니다. 정치인에게 잘하라고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 정치죠. 도의원들과 국회의원들 목을 뻣뻣이 세우는 등 권력을 사유화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수록 권력자들의 힘을 빼게 만들려면 의원 수가 많아지는 게 낫다는 이야기죠. 더 다양한 계층과 세대가 정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청년이나 노동자, 여성들로서는 도의회 진출 벽이 높아요. 우리 주변의 노동자들과 여성, 청년 등 일반인들이 정치를 못 할 것 같죠. 더 잘합니다. 대다수 서민이 어떤 문제로 힘든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정치하는 게 맞아요. 서민과 닮은 사람이 정치해야 정치 효능감도 있죠. 기초의회 부활도 의회와 정치인 불신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 되겠습니다. 도의원 정수 증원은 찬성합니다.”

▷ 김동현 토론 요지
“젊은 세대들은 경제 이슈에 민감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주식처럼 말이죠. 결국 기득권에 대한 반발입니다. 기득권 정치를 돌파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굴까 기대했던 마음이 향한 곳은 정치인 원희룡이었어요. 그러나 7년간 보여준 정책과 정치적 야망에 따라 사표를 던진 것, 정책과 성과, 중도사퇴에 대한 냉혹한 비판이 30대~50대에서 높게 나타나죠. 현역의 경우 기대감이 있잖습니까. 30대가 71%, 40대가 59.4%의 부정 평가를 했습니다. 원 도정이 7년간 많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죠”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지사는 제주에서도 지지율이 한자리입니다.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이 있는데도 말이죠. 정치공학적으로 지역 기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선 주자는 마의 지지율이라는 15%를 봐야 합니다. 제주지역 지지율이 15%를 넘기냐 못 넘기느냐는 대선주자가 지역을 기반으로 중앙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인데 원 전 지사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동안에 대한 직무평가가 냉혹합니다. 결국, 도지사 처음 당선될 때와 재선될 때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도민들의 박한 평가, 실망감이 지지율이나 득표율에 담겨 있습니다.”

“도의원 43명에 대한 유지 의견도 있지만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아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뜻입니다. 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행정체제가 개편되면서 시·군 의회가 없어졌고 40대~50대는 시·군 의회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들이 많아요. 그처럼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향수가 큼에도 불구하고 도의원 정수 증원에 동의하는 여론이 낮다는 것은 (도의원들이) 제대로 된 정치를 못 하고 있다는 겁니다. 도민들이 보기에 상당히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준 거죠.”

“도민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해 줄 사람을 못 찾았어요. 지사도 도의원도 그런 상황이죠. 이럴 바엔 도의원을 줄이자는 극단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이야기는 현역 도의원들이 뼈아프게 들어야 해요. 도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41.2%는 도의회에 D와 F학점을 준 겁니다. 재이수 해야 하는데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인물을 바라보고 싶은 염원이 있는 거예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개혁공천을 단행하는 등 과감하게 지금의 정치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지역 정치의 활로를 열어가는 선택을 할 때 도민들이 선택할 겁니다. 지금 같은 특정 정당 과점 구조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아래의 토론 전문 텍스트는 실제 토론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제주의소리 제리뉴스 영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하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도정을 이끈 7년에 대한 도정 평가와 도의회 의원 정수 증원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겠습니다. 차례로 이야기해볼텐에요. 우선 원도정 7년에 대해 평가해보겠습니다. 제주의소리와 한국갤럽이 조사한 이번 여론조사에선 원도정 7년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가 36.8%, ‘잘못했다’ 평가는 51.9%로 나와요. 여성과 남성 모두 원지사의 도정운영에 대해 잘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김동현 = 주목해야 할 부분은 30대 71%입니다.

▷장하나 = 놀랍습니다. 원희룡 전 지사와 30대 사이 어떤 이슈가 있었나 싶을 정도니까요.

▷김동현 = 30대는 원 전 지사가 처음 지사에 당선됐을 때 20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분들이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기성 정치인과 원 지사는 다른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잘못했다가 70%로 나타났죠. 이는 기대감에 대한 반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원 지사가 청년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취업전선에 있는 분들을 감안한다면 20대~30대의 지지를 이끌긴 부족함이 많았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들이 보기엔 청년 정책이나 도민 정책이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거죠. 

▷장하나 = 20대의 보수화라고 하지만 현재 20대도 정치 기득권이 가진 정부 여당에 대한 개혁 열망이 커요. 그러니 현 정권이 아닌 보수를 지지하는 성향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원 지사가 처음 당선될 때 바람이 불었죠. 원희룡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보수를 지지하는 세력에 변화의 열망이 더해졌어요. 하지만 변화가 없어 실망했다는 것을 30대가 보여준 것 같습니다. 

▷김동현 = 젊은 친구들은 경제 이슈에 민감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주식처럼 말이죠. 결국 기득권에 대한 반발입니다. 기득권 정치를 돌파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굴까 기대했던 마음이 향한 곳은 정치인 원희룡이었어요. 7년간 보여준 정책과 정치적 야망에 따라 사표를 던진 것, 정책과 성과, 중도사퇴에 대한 냉혹한 비판이 30대~50대에서 높게 나타나죠. 현역의 경우 기대감이 있잖습니까. 조금 못하더라도 잘 한다고 격려하는 마음이 여론조사에서 반영되기도 하는데 지금 30대가 71%, 40대가 59.4%의 부정 평가를 했습니다. 원 도정이 7년간 많은 변화를 시도했지만, 실질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네요.

▷장하나 = 어머니가 지인들과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원 전 지사가 제주에서 잘 했다면 대선을 나가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부족함이 많으니 대통령 하겠다고 사퇴하니 다들 한소리씩 했습니다.

▷김동현 = 원 전 지사가 제주도에서 보여준 대선 지지율을 보면 되는데 한 자리입니다. 

▷장하나 = 홈그라운드에서 말이죠.

▷김동현 =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이 있는데도 말이죠. 정치공학적 판단이 유효하다고 한다면 지역 기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주 인구가 전국 1%고 제주지역에서도 도민 모두의 전폭적 지지를 받기는 어렵겠죠. 지지 정당이 다른 것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대선 주자의 마의 지지율이라는 15%를 봐야 합니다. 제주지역 지지율이 15%를 넘기냐 못 넘기느냐는 대선주자가 지역을 기반으로 중앙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인데 원 전 지사는 그렇지 않죠. 그간 직무평가로 보듯 평가가 냉혹합니다. 결국 처음 당선될 때와 재선될 때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상당히 어렵지 않았을까요. 도민들의 박한 평가, 실망감이 이 숫자에 담겨 있습니다. 

▷장하나 = 제주 출신으로 일도 잘했다면 본인이 평소 지지하는 정당과 성향이 달라도 지지할 수 있었겠죠. 원 후보의 제주 지지도는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김동현 = 지금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서 원 전 지사는 변수가 되지 않습니다.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최재형이 있는 상황에서 4등 안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지만 쉽지 않죠. 레이스를 통과한다면 그것을 가지고 추진력을 삼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힘들어요. 원 전 지사가 정치 신인이라면 격려와 박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죠. 집권여당 사무총장을 지내고 국회의원도 세 차례 했습니다. 정치 승부수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사회를 맡은 장하나 전 국회의원(오른쪽)과 패널로 참석한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여론조사 다시읽기 사회를 맡은 장하나 전 국회의원(오른쪽)과 패널로 참석한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장하나 = 원 전 지사에 대한 평가는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다음 질문은 도의원 정수 증원 관련 항목이죠. 저는 도의원 정수 증원에 찬성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도민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죠. 증원하지 말고 유지하거나 줄이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에요. 이 문항을 도의원들이 뼈아프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동현 = 도의원뿐만 아니라 정치인들 모두 결과를 보고 반성해야 합니다. 도의원 43명에 대한 유지 의견도 있지만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아요. 이런 이야기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뜻입니다. 행정이 개편되면서 시군의회가 없어졌고 40대~50대는 시군의회에 대한 향수를 가진 분들도 있죠. 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데 광역자치가 시작됐고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향수가 있음에도 도의원 평가가 낮다는 것은 제대로 된 정치를 못 한다는 겁니다. 도민들이 보기에 상당히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준 거죠.

▷장하나 = 지금 제주도의회를 봤을 때 너무 변화가 없고 여성의원이나 청년, 소수자와 서민들을 대변할 정치인이 늘었다는 느낌이 없어요. 10년이 넘는 기간 도민들은 정치에 대한 눈높이와 수준이 높아졌죠. 그래서 당연히 지금 도의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족이 나타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많고 다양한 도의원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도민들은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요. 유지보다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약 5%가량 많은데요.

▷김동현 = 도민들은 도의원들이 뭘 하고 있느냐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도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민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의원이 진출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도의원이 줄어들 경우 특정 계급과 사람들, 특정 직업을 가진 분들이나 특정 정당 소속 의원들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요. 도의원 정수 확대가 정치 발전이나 지역 정치 활성화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지금 도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나타난 겁니다. 전국도 마찬가지지만 제주는 양당이 굳어진 상태에서 원 도정 이후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어요. 의회 구성이 한쪽 정당으로 쏠리니 의회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에 대한 소통 가능성이 없죠. 그런 것들이 도의회 활동을 통해 나타났고 실망감이 누적됐어요. 도민들이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만든 이유는 도정을 견제하라는 의미인데 힘을 잘 사용하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하나 = 원 전 지사가 무소속이었지만 보수 정치인이라는 확실한 타이틀이 있고 도의회는 민주당 의원이 많았죠. 민주당이 도정을 견제하는 존재감을 드러냈어야 했는데 지사도 잘 못 했고 민주당 도의원들에 대한 도민 불만도 많은 상황입니다. 도민들은 지역 정치로 머리가 아프죠.

▷김동현 = 도민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해 줄 사람을 못 찾았어요. 지사도 도의원도 그런 상황이죠. 이럴 바엔 도의원을 줄이자는 극단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이야기는 현역 도의원들이 뼈아프게 들어야 해요. 도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41.2%는 도의회에 D와 F학점을 준 겁니다. 재이수 해야 하는데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인물을 바라보고 싶은 염원이 있는 거예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개혁공천을 단행하는 등 과감하게 지금의 정치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지역 정치의 활로를 열어가는 선택을 할 때 도민들이 선택할 겁니다. 지금 같은 특정 정당 과점 구조는 반복되지 않을 것 같네요.

▷장하나 = 정치 불신과 혐오는 국민 정서가 됐어요. 정치는 많은 사람이 관심 갖고 참여할 때 발전합니다. 정치인에게 잘 하라고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 정치죠. 대통령이 한 명일 때 권력이 강할까요 두 명일 때 강할까요. 당연히 한 명일 때 강합니다. 도의원들과 국회의원들 목을 뻣뻣이 세우는 등 권력을 사유화할 때가 있는데 그럴수록 힘을 빼게 만들려면 의원 수가 많아지는 게 낫다는 이야기죠.

▷김동현 = 건강한 시민적 상식을 가진 분들이 의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이 낮아져야 합니다. 택배 노동자나 대학생, 아기엄마, 주부 등 누구라도 의회로 가서 실제 서민들, 우리 도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논의하는 정치가 돼야 해요. 제주가 늘 특별자치도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제주에서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험하고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합니다. 정치는 상상력이죠. 제주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일이에요.

▷장하나 = 청년이나 여성, 주부, 엄마로서 벽이 높아요. 기초의회가 있다면 발판이 만들어질 수 있고 능력을 검증받게 되면 도의원이나 국회의원으로 진출할 수도 있겠죠.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김동현 시사평론가. ⓒ제주의소리

▷김동현 = 그게 바로 지역 정치의 건강한 생태계가 갖춰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지역 정치 문화나 생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녜요. 오랜 시간 이어지다 보면 결국 피해는 도민이 받게 됩니다. 정치 혐오와 불신이 강화될수록 나쁜 정치인들이 양산되는 결과를 낳죠. 좋은 정치인을 만드는 힘은 후보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도민 여론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정치 의견, 건강한 시민 상식의 견해가 소홀해지거나 외면당할 수 있다고 봐요.

▷장하나 = 기초의회가 없어질 때는 도민들이 바랐죠. 피로감이 쌓이고 나쁜 점이 있으니 없애버리라고 했죠.

▷김동현 =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될 때 지방 의원에 대한 무급에서 유급으로의 전환이 이뤄졌죠. 그동안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기초 의원을 해왔어요. 기껏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의원을 뽑았더니 자기 사업체를 하거나 권력을 사유화해 불신을 높이기도 했죠. 그렇게 되면서 결국 특별자치도가 출범할 때 도민들이 간소화틑 택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선택이 그래요. 더 많은 참여를 잘못 선택하지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기초의회는 지역 정치인들이 깊이 있게 논의하고 더 많은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제도적으로 심도 있게 고민 해봐야 합니다. 

▷장하나 = 기초의회는 문제가 생겨 사라졌지만 없는 상태를 겪어 보니 부작용이 많이 보입니다. 권력이 공고해졌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의회를 만들 수 있겠죠. 예전 기초의회 그대로는 살아나지 않을 겁니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죠. 노동자들과 육아, 돌봄 등 일반인들이 정치를 못 할 것 같아도 잘 합니다. 대다수 서민이 어떤 문제로 힘든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정치하는 게 맞아요. 서민과 닮은 사람이 정치해야 정치 효능감도 있죠. 기초의회 부활도 의회와 정치인 불신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 되겠습니다. 이어 제주도에서 있을 법한 항목이죠. 벌초입니다. 현재 4단계 기준으로 할 것이냐 완화할 것이냐가 관건이었죠. 이미 다녀오신 분들이 있겠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요. 거리두기 4단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20대와 40대에서 높게 나타나요. 

▷김동현 =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나타납니다. 4단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68.6%로 나타나죠. 40대의 경우 실질적으로 벌초를 하러 가야 하는 분들이라 현실적인 문제들이 숫자로 나타난 게 아닐까 싶어요. 벌초를 하게 되면 어려움이 따르니 그런 부분들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장하나 = 웃으면서 마무리 하고 싶어 마지막 벌초 여론조사를 언급했습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는데 벌초를 통해 본 도민 생각으로 마무리하죠. 추석 방역지침도 나왔습니다. 가족모임은 8명, 성묘는 4명이죠. 

▷김동현 = 봉분마다 4명이라고 합니다.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장하나 전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장하나 =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인데 추석 때도 다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추석이 지나고 난 뒤에서 확진자가 늘지 않았으면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길게 힘들었죠. 코로나블루로 고립되고 어르신들과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피해를 많이 봤어요. 이번 추석 때는 외롭고 소외된 분들이 따뜻함을 느끼고 코로나블루를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동현 평론가님 마지막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동현 = 정치인 보면 욕도 나오고 화도 나시죠. 그럴수록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은 정치입니다.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정치를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우리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됩니다. 

▷장하나 = 오늘 몰입도 있는 의견 잘 들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만나길 고대하면서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19~20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통신사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 안심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100% 무선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고,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1년 7월 행안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습니다.

응답률은 21.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입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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