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박호형 예결위원장 “소상공인 추가지원 합의 이끈 것 큰 의미”

제11대 제주도의회에 진출한 초선의원은 비례대표 7명을 포함해 26명이나 된다. 재적의원 43명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만큼 초선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11대 의회 제4기 예산결산특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호형 의원(일도2동갑, 더불어민주당)도 초선이다. 예결위원장,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제주도와 도교육청을 합쳐 한해 7조원 넘는 예산을 주물럭거리는 ‘막중한’ 자리다.

하지만 박호형 예결위원장은 제2회 추경예산안 심사를 이끌면서 제주도가 제출한 3237억원에 대해 단 돈 1원도 삭감하지 않았다. 의회 안팎에서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그는 “물론 지역구에서 공공근로 일자리사업 예산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코로나 추경이라는 점, 집행부 역시 소상공인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한 점 등을 감안해 통 크게 집행부에서 제출한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쿨 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행부에 “코로나 예산을 많이 편성했다고 자랑하지 말고, 집행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예산을 연말까지 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지 말고, 폐업과 부도 직전에 내몰린 도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도록 최대한 빨리 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 추경’ 추가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가 4단계가 오래 지속되거나,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당연히 필요하다. 이번 2회 추경 집행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새해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상황에다, 2023년부터는 도시공원 일몰에 따른 지방채 원금 상환이 본격화 된다. 때문에 확장재정 기조를 펼지, 긴축재정 기조를 펼지 고민이 될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 재정을 비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도민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이후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예산편성 기조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집행부와의 ‘예산협치’에 대해서는 “의회와 집행부 모두 ‘예산협치’에 대해서는 필요성과 요구가 많다. 내년도 본예산 편성 때부터 ‘예산협치’를 제안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호형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박호형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Q. 우선 축하드린다. 초선의원인데 예결특위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당선 소감이랄까,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11대 의회 마지막 예결위원장으로서 책임이 막중하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도민들의 일상과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방향을 짚어내고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예결위원장으로서 사명과 책임을 다할 계획이다.

Q. 의회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게 입법과 예산심사다. 그만큼 예산심사를 할 때 의회의 존재감이 드러난다는 말인데, 예결위원장으로서 견지하고자 하는 원칙 같은 게 있나.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행정과 도민들의 생각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도민들이 원하는 바를 행정이 정확하게 짚어내고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놓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 의회의 역할이 입법과 예산심사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도민들의 고통과 생각, 희망을 집행부에 잘 전달해야 하는 것 또한 의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결위원장으로서 예산의 관점에서 도민들께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Q. 예결위원장이 된 후 처음으로 제2회 추경예산안 심사를 이끌었다. 총평을 한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2회 추경에서 도민들의 요구와 예산편성 사이에 차이가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가장 많이 고통 받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는데, 도민들의 요구를 의회가 경청하고 집행부와 논의를 거쳐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지원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큰 의미가 있었던 예산심사라 평가하고 싶다.

Q. 제주도가 편성한 2회 추경예산안에 대해 증·감액 없이 원안 가결했다. 어떤 의미인가.

박호형 예결위원장. ⓒ제주의소리
박호형 예결위원장. ⓒ제주의소리

의원들 모두 지역구에 공공근로 일자리 사업예산이 필요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시점에서 계수조정은 도민들께 오해를 살 수 있고,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집행부도 T/F를 꾸려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감액 없이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예결위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지원과 관련해 1회 추경 때 편성했던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하자는 의회의 제안에 집행부가 통 크게 수용해준 점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Q. 예산심사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어떻게 잘 집행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이에 대해 집행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도 많을 것 같다.

물론이다. 코로나 예산을 대거 편성했다고 자랑하지 말고, 집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산을 연말까지 쓰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폐업과 부도 직전에 내몰린 도민들께 위로와 희망이 되도록 최대한 빨리 집행해야 한다.

Q.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암울하다. 특히 영업제한 등으로 소상공업,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이들에 대해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코로나 추경’ 추가 편성 가능성도 있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오래 지속되거나,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추가 편성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국가가 이번 추경을 통해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 사각지대가 크다면 연말 추경에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재원 투입도 필요하다고 본다. 추가적인 추경에 대해서는 열린 입장이다. 2회 추경 집행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호형 예결위원장.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호형 예결위원장. ⓒ제주의소리

Q. 예산은 편성과 심의, 집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종합예술과도 같은데, 지금까지는 집행부와 의회 간 소통이 미흡했던 것 같다. 예산편성 전 집행부와 의회가 분야별 예산배분 등 ‘예산 협치’ 구상은 없나.

2회 추경 편성과 심의 과정을 보면 집행부와 소통이 매우 잘 됐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싶다. 이런 분위기는 11대 의회 마지막인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의회와 집행부 모두 ‘예산 협치’에 대한 필요성과 요구가 많다.

일단 내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부터 ‘예산 협치’를 제안해 볼 계획이다. 다만 현재는 권한대행 체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예산 협치’는 12대 의회에서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Q. 제주도의 재정위기가 심각하다. 도의회는 수년 전부터 재정절벽 상황을 우려했다. 내년도 세입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올해 예산을 편성하던 작년 하반기 세입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바닥을 친 뒤 현재는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고 있고, 이로 인해 최악의 재정위기 상황은 모면할 것 같다. 하지만 제주도 부동산 거래는 수도권의 규제나 시중자금 유동성 등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얼마만큼 지속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한데, 환경보전기여금 등을 확보하기 위한 집행부와 국회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Q. 조금 있으면 집행부에서 새해예산안 편성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내년도 예산편성과 관련해 제주도와 도교육청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에 대해 확장재정 기조를 펼지, 긴축재정 기조를 펼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코로나 상황도 중요하지만 2023년부터 도시공원 일몰에 따른 지방채 원금 상환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재정을 비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의 도민생계를 공공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10월 이후 코로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예산을 편성해야 할 것으로 본다.

도교육청의 경우는 금번 2회 추경에서 충분한 재원을 바탕으로 시설비를 많이 편성한 만큼 내년도에는 학생복지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예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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