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탑동 바닷가 풍경. 탑동 해안가에서 어린아이들이 양동이를 들고 바릇잡이하는 모습이다. 그 주변으로 탑동 먹돌이 보인다. [사진출처-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1970년대 초 탑동 바닷가 풍경. 탑동 해안가에서 어린아이들이 양동이를 들고 바릇잡이하는 모습이다. 그 주변으로 탑동 먹돌이 보인다. [사진출처-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제주의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례로 자취를 감춘 탑동해안의 ‘먹돌’이 한라산에서 하천을 따라 떠내려온 암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한라산 지질도 구축사업(2020~2023)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라산 북서부 지역 정밀지질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추가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한라산 지질조사 과정에서 삼각봉 인근 탐라계곡 최상류인 해발고도 1080~1350m 구간에서 탑동 먹돌과 성분이 동일한 용암류 분포를 확인했다.

탑동 먹돌은 매립 전 제주시 탑동해안에 분포했던 검은색의 암석이다. 도내 해안의 일반적인 암석과 달리 기공이 없고 광물 결정이 보이지 않는 치밀한 성분이 특징이다.

과거 제주시민들이 고기잡이와 물놀이를 즐기던 공간이었지만 1985년 6월부터 공유수면 일대 약 16만5000㎡에 대한 매립공사가 시작되면서 현재는 원형을 완전히 잃었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한라산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에서 암선이 하천(한천)을 따라 하류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제공-세계자연유산본부]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한라산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에서 암선이 하천(한천)을 따라 하류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제공-세계자연유산본부]

연구팀은 한라산 탐라계곡 일대에서 다른 암석과 확연히 구분되는 탑동 먹돌을 확인했다. 상대적으로 큰 결정들로 이뤄진 옅은 색 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도 같았다.

두 지점의 동일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탐라계곡 최상류 암석 분포지에서 하천(한천)을 따라 하류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하천 곳곳에서 동일 성분의 암석을 발견했다.

과거에 먹돌은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 때 해안가에서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식어 만들어진 암석으로 알려져 왔다.

반면 이번 연구를 통해 바다가 아닌 한라산 용암 분출 당시 용암류에서 유래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후 수천년에 걸쳐 암석이 침식·운반돼 해변에 쌓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제주세계유산본부의 안웅산 지질학 박사는 “탑동 먹돌은 마그마 혼합과 같은 화산활동 과정에서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이와 관련된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서 수집한 현무암. 한라산 탐라계곡과 제주시 탑동해안 먹돌 성분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출처-세계유산본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서 수집한 현무암. 한라산 탐라계곡과 제주시 탑동해안 먹돌 성분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출처-세계유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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