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불붙었을 땐 물 대신 K급 소화기, 젖은 수건 등 도구 활용해야

지난 5월 26일 서귀포시 하효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조리기구에 식용유를 넣고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붙어 이를 진압하려던 식당 관계자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추석 명절 차례를 지내기 위해 전을 부치는 등 식용유 사용에 따른 화재에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광역화재조사단은 추석 명절 식용유 화재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식용유 화재 재현실험’을 진행했다.

최근 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식용유 화재 건수는 총 19건으로 음식점 14건(73.7%), 가정집 4건(21.1%), 푸드트럭 1건(5.2%)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26일 서귀포시 하효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조리기구에 식용유를 넣고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붙어 이를 진압하려던 식당 관계자가 화상을 입었다.

6월 29일에는 애월읍 무수천길 인근 주차장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식용유 화재가 발생키도 했다. 

이처럼 식당과 가정에서 식용유 관련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제주소방은 식용유 조리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품으로 불을 끌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실험 결과 배추나 상추 등 야채를 넣을 경우 식용유 온도가 내려가면서 화재는 진압됐지만, 야채에 있는 수분으로 인해 화염이 치솟으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었다. 

흔히 불이 났을 때 사용하는 방법인 물의 경우 식용유와 접촉하면서 불이 치솟아 주변으로 번지는 등 위험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물을 부을 경우 순간적으로 불길이 확대될 수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젖은 수건을 덮었을 때 모습. 산소가 차단되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불길을 잡을 수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식용유 온도를 낮추기 위해 식용유를 더 투입할 경우 냉각 효과로 소화는 됐지만, 가스 불을 완전히 차단하는 등 온도가 더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했다.

이산화탄소 소화기의 경우 질식 효과로 불이 잠시 꺼졌지만, 식용유 온도가 낮아지지 않아 다시 불이 붙었고 분말과 가스식 소화기의 경우 소화제 분사에 따라 화염이 주변으로 튀면서 화상 가능성이 있었다. 

이어 젖은 수건을 펴 식용유가 담긴 냄비를 덮거나 뚜껑으로 닫았을 경우 산소가 차단되면서 화재가 진압됐고 불길이 번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K급 소화기의 경우 기름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만들면서 화염을 차단하고 온도를 낮춰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임영근 대응조사팀장은 “식용유로 인해 불이 났을 경우 물을 붓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 된다”며 “식용유 화재 진압에 탁월한 K급 소화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 냄비 뚜껑 등을 덮어 불을 끄는 것이 비상대처법으로 적절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무엇보다 튀김 등 식용유 요리를 할 때 자리를 비우지 말고 적정한 온도에서 요리해야 한다. 만약 과열로 연기가 날 경우 불을 끄는 등 바로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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