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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칼호텔 매각이 결정되면서 칼호텔 노동자들이 1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진칼을 규탄하고 나섰다. ⓒ제주의소리

대한항공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주)가 제주칼(KAL)호텔을 매각하기 위해 지난 1일 국내 모 업체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칼호텔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관광서비스노조 칼호텔지부는 1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제주본부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위기 악용한 ㈜한진칼의 고용보장 없는 일방적 매각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이 추진하는 매각 대상은 제주시 이도1동 제주칼호텔 부지 1만2525.7㎡와 연면적 3만8661.7㎡의 지하 2층, 지상 19층 건물 전체다. 

칼호텔지부는 “지난 8일 대표이사는 노동조합과의 면담에서 매각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인수 대상 업체가 부동산개발투자회사라고 밝혔다”며 “이 과정에서 매각이 진행된다면 전원 고용보장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0년 넘게 청춘을 바쳐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며 “매각은 노동자 동의도 없이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경영악화의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는 반도덕적 반사회적 행태”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칼호텔지부는 “재무 건전성만을 따지며 노조 합의도 없이 고용보장이 지켜지지 않는 부동산개발 투자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코로나로 고통스러운 노동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 회장은 기내식 사업부를 매각할 때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제주칼호텔에서는 그런 사회적 책임이 지켜지지 않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고용보장 없는 매각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노동자 동의 없이 매각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며 “동의없는 매각을 철회하고 지속가능한 호텔경영을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칼호텔지부는 “경영 어려움을 위해 임금 동결, 지급 유예 등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다”며 “한진칼은 도민 생존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고용보장 없는 호텔 매각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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