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명절 연휴 하루 전 제주시오일시장, 동문시장 방문객 감소 확연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발길이 줄었는데, 명절 전날에 태풍이 와버렸으니….”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15년간 과일을 판매한 김모 씨는 멈추지 않는 빗소리가 속상한 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제주에 가장 근접한 17일, 이날은 제주시민속오일시장과 표선오일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닷새 추석 연휴를 앞둔 말 그대로 ‘대목’이나, 태풍 경로와 겹치면서 이날 오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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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0시경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정문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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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상륙한 17일이 장날과 겹치자 오일시장 일부 점포들은 아예 문을 닫았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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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시장 골목. ⓒ제주의소리

평소 같으면 빈자리를 찾기 힘든 주차장은 여유를 보였고, 아케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빗물을 막기 위해 점포들은 비닐을 설치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지만, 화창한 날 북적거림과는 거리가 멀었다. 비바람은 새벽보다 줄어들었지만 간헐적으로 내리는 소나기에 바닥이 흥건해지기도 했다.

과일 상인 김모 씨는 “명절 전날 대목이면 아침 7시부터 사람들이 몰려오는데, 오늘은 어떤가 보시라. 한산하다”면서 “오후가 되면 비가 잠잠해진다고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봐야겠다”고 밝혔다. 

손자 손을 잡고 시장을 찾은 노형동 주민 고모씨는 “추석 동안 가족과 함께 먹을 과일을 사러왔다”면서 “이전 같으면 대식구가 모였겠지만,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직계 가족만 간단히 모일 예정이다. 어려움을 잘 이겨내자고 서로 격려하며 추석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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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구매하는 고객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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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점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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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는 17일 낮 시간에도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는 간간이 비가 쏟아졌다. ⓒ제주의소리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동문시장 역시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입구와 가까운 점포는 오전 11시가 넘어도 문을 닫았고, 다른 점포들도 그제야 하나둘 영업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평소라면 돌바닥을 드러냈을 산지천은 한라산에서부터 쏟아진 빗물을 품고 가득 찼다. 동문시장 입구에 자리잡은 야시장 점포들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모든 점포를 철수했다.

동문수산시장 상인 김모 씨는 “태풍 소식에 택배 회사들이 월요일인 15일에 접수를 마감해버렸다. 그래서 주문을 받아도 보낼 수 없었다. 강풍 때문에 배가 못 뜨니 생물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래저래 물건을 받고 보내는 일이 차질을 빚었다”면서 “명절 전 일주일이 시장에서는 대목인데, 올해는 예년과 달랐다. 평소보다 30% 정도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 오늘도 명절 대목이 아니면 일찌감치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수산시장을 포함해 다른 시장 모두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전체 연휴 기간 동안 정상 영업을 할 예정이니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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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가득 흐르는 산지천 상류의 남수각 하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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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를 철수한 동문재래야시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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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많이 한산한 동문수산시장 풍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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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추석 제수용품을 구하는 시민들이나 특산품을 사러 나온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17일 태풍이 거쳐간 제주동문시장은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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