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금 가있던 구조물 강풍-폭우에 붕괴...주민들 "공사현장 피해" 주장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할퀸 제주 곳곳에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공사 현장 인근 아파트 담벼락이 무너져내리며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가뜩이나 공사 현장과 아파트 입주자 간 분쟁이 잦던 곳이어서 사태 해결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17일 오후 찾은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이 아파트는 서쪽으로 맞닿은 18층 규모 오피스텔 신축 공사로 인해 아파트 내·외부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주장해 온 곳이다.

이전까지는 담벼락과 주차장에 균열이 가 있는 수준이었지만,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인해 담벼락과 주차장 등 기존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무너진 토지 아래로는 토사가 쓸러내려간 흔적이 역력했다.

자칫 걸음을 잘못 내디뎠다가는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모습이었다. 급한김에 노끈과 포대자루로 진입로를 막아놨지만,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다.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아파트 주민자치회장인 이계형씨는 "태풍이 지나가는 오전 6시에서 7시쯤이었다. '우르르 쿵'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와서 확인을 해보니 담벼락이 공사 현장 쪽으로 무너져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그 원인으로 옆 토지에서 진행되는 오피스텔 공사 현장을 지목했다. 그는 "옆 건물이 지어지면서 지하 3층까지 땅을 팠다. 그 과정에서 주차장 등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집안 내부 화장실 타일과 창문틀에도 크랙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태풍 나리 당시에도 지하가 침수가 됐어도 멀쩡했던 건물이다. 이(오피스텔) 공사가 아니었으면 피해가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A아파트 주민들은 문제가 불거진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동대응해 왔다. 행정기관 민원을 비롯해 최근에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노끈과 포대자루로 진입로를 막아놓은 상태다.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노끈과 포대자루로 진입로를 막아놓은 상태다.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17일 제주를 덮친 태풍 찬투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진 제주시 이도2동 소재 A아파트 현장.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공사 현장 관계자는 "오늘 오전 무너진 구조물을 확인하고, 안전을 위해 임시로라도 보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주민들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거절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담벼락과 주차장은 A아파트 본 건물과는 별개의 구조물로, 금이 가더라도 건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다는 계측 결과가 이미 다 나와있다"며 "주민들이 원한다면 현재 무너진 구조물은 보수하겠지만, 배상 문제는 별개"라고 말을 아꼈다.

제주시 건축과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니 민관 협동으로 꾸려진 안전관리자문단에 의해 자문을 받은 바 있고, 오늘도 현장 확인 직후 추가 자문을 요청했다"며 "행정기관이 개입할 부분이 크진 않지만, 자문 결과에 따라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태풍 찬투가 덮이기 이전의 금이 가 있던 A아파트 구조물.
태풍 찬투가 덮이기 이전의 금이 가 있던 A아파트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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