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대선 예비주자 人터뷰] ⑤이낙연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
“생활물가·택배비 부담↓, 생활인프라 확충, 친환경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9월 치러진다. 여·야의 경선버스가 본격 출발하면서 제주를 찾는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의 국정 철학과 제주현안에 대한 견해, 그리고 지역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공약 및 정책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각 대선후보들이 구상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제주도에 대한 미래비전을 들어봤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서면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 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제주의소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제주의소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022년부터 시작해 대통령 임기 내에 4.3사건 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지급을 완료하겠다”며 제주 4.3민심을 공략했다.

이낙연 후보는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제주발전을 위한 준비된 공약을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지난 2월 4.3특별법 전면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4.3희생자에 대한 1차년도 보상금 1810억원이 새해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며 “당대표 시절 주도했던 고위 당·정·청 합의사항을 이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4.3특별법 전면개정안은 이 후보가 당대표 때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제주도민들의 가장 큰 애로인 물류비 인하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낙후된 물류시스템으로 인한 고비용 생활물가와 택배비 문제를 해소,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신산업 육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신항만 건설과 연계한 해상물류 인프라 혁신, 제주-육지간 화물 중심의 ‘하이퍼루프’ 시범 구축을 통한 비상 물류공급망 구축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친환경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먹거리 산업 추진 △‘지속 가능한 제주, 행복한 도민’을 위한 생활인프라 확충 및 청정제주 전환 △가공산업, 바이오헬스, 약학산업 등 제주지역 특성화 사업 추진 등을 공약하며 제주표심을 파고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년 평가 및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성장과 개발 위주의 정책 추진에서 ‘지속가능한’ 제주발전으로 비전이 전환돼야 한다”며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도민’을 최우선 입법 방향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그는 헌법 개정 추진 시 연방제 수준으로의 자치 권한 확대,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기결정권 확대를 위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추진을 약속했다.

지역 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제주는 하수, 쓰레기, 교통혼잡 문제 등 기본적인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며 도민 합의를 전제로 안전에 문제없는 친환경 공항 인프라 확충 추진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Q.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선진국 진입과 함께 대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불평등 확대와 갈등의 증폭 같은 전환기적 진통을 겪고 있다. 그것을 시행착오 없이 해결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역사상 가장 높아졌다. 그에 걸맞은 품격과 신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내외의 요구에 제가 가장 근접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Q. 왜 이낙연이어야 하는가?

도덕적으로 당당한 대통령, 능력으로 국민들께 신뢰감을 드리는 대통령, 품격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국민 개개인의 삶을 지켜주는 따뜻한 대통령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쓴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책에 보면,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 판단 기준을 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가 언어 구사, 얼마나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말의 일관성, 원칙 없는 말 바꾸기 여부를 묻는 것이다. 세 번째는 언행일치, 마지막이 매사에 신중한 자세와 금도가 있는지의 여부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의 과거를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함.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쓴 막스 베버는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을 들고 있다. 두 사람의 통찰이 지금 시대에도 통한다고 본다.

수준이나 정도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기준을 제가 어느 정도 두루 갖췄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대변인을 다섯 번 했는데 단 한 번도 도를 넘어서는 논평이나 성명을 낸 적이 없다. 총리 시절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친 질문에도 최대한 기품 있는 언어로 설득력 있게 대응했다. 그래서 국민들께서 ‘사이다 총리’라는 좋은 별명을 붙여주셨다. 저에 대한 ‘엄근진’이라는 세평도 대통령이 되려는 지금이야 다소 답답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지만, 대통령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이낙연은? Q & A / 그래픽-문준영 기자 ⓒ제주의소리 

Q. 대표 공약(우선순위 5개)을 소개해 달라.

5대 국정 비전으로 △신복지 △중산층 경제 △연성강국 신외교 △국민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 △문화강국의 꿈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주거정책, 여성정책, 토지공개념, 청년 1인 가구 대책, 통상정책, 저출생 대책, 한부모와 24세 이하 청소년 부모 지원대책 등 여·야 후보 중 가장 완성도 높고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앞으로 계속해 국민의 삶을 지켜주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 공약이라고 하면 제가 내건 국가비전인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두 개의 핵심정책,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다. 신복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용주의에 입각해 복지정책을 더 업그레이드하고 세계적 기준에 맞추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해 현재 57% 수준인 중산층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중산층 경제가 추구하는 목표다.

Q. 제주발전을 위해 준비된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① 2022년부터 제주4.3사건 희생자 배·보상 추진
2021년 2월26일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 전면개정안 국회를 통과했다. 2021년 9월 완료를 목표로 행정안전부가 ‘배·보상 용역’을 수행 중(연구용역수행기관 : 한국법제연구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합동과제)이고, 용역 후 보완 입법을 연내에 추진하겠다. 2022년도부터 시작해 차기 정부 임기 내에 보상금 지급을 완료하겠다.

② 제주물류인프라 확충을 통한 물류비인하 추진
낙후된 물류시스템으로 인한 고비용 생활물가와 고비용의 택배비 해소를 통한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신산업 육성 기반 마련을 추진하겠다. 친환경 신항만 건설로의 전환과 연계한 제주지역 해상물류인프라 혁신하고, 제주-육지 간 화물 중심의 ‘하이퍼루프’ 시범구축을 통한 비상물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

③ 친환경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제주발전을 위한 미래먹거리 산업 추진
신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으로 인한 에너지사업자의 피해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 잉여에너지의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친환경 미래먹거리산업을 육성하겠다.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이용한 염분차 발전의 시범 도입을 통한 산업 육성 및 해수농도차 배터리 기술개발 등의 지원을 통한 제주형신재생에너지저장기술의 세계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

④ ‘지속 가능한 제주, 행복한 도민’을 위한 생활인프라 확충, 청정제주 전환
이주민과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쓰레기 처리난, 오·폐수 미처리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조기차단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조기추진 및 지원을 확대하겠다. 가축분뇨 등 축산관련 복합폐기물 처리시설 지원확대 및 에너지산업과의 연계육성을 통해 청정제주를 지키겠다.

⑤ 제주지역 특성화 사업 추진(가공산업, 바이오헬스, 약학산업 육성)
제주지역 농수산물가격안정화를 위한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제주지역 농수축산물을 원료로 하는 고부가가치 가공산업 및 동식물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헬스산업·약학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제주의소리
지난해 제주를 방문했던 이낙연 대표가 제주시 구좌읍 글로벌연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 모습(2020.07.24)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Q.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15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무늬만’ 특별자치도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15년 어떻게 평가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성장과 개발위주의 정책 추진에서 ‘지속가능한’ 제주발전으로 비전 전환이 필요하다.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한 도민’을 최우선 입법 방향으로 재설정하고, 헌법 개정 추진 시 연방제 수준으로의 자치 권한을 확대하겠다. 아울러 풀뿌리 민주주의와 자기결정권 확대를 위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를 추진하겠다.

Q. 제주(성산)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 하면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국토교통부가 보완 후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현재의 제주국제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활용하자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안전에 문제없는 친환경 공항인프라를 확충하겠다. 최근 제주지역은 △하수 문제 △쓰레기 문제 △교통혼잡 문제 등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에 한계가 있다. 도민 합의를 전제로 친환경공항인프라 확충 추진을 위한 지혜로운 방안을 모색하겠다. 동시에 미래 항공수요도 대비하겠다.

Q. 제주를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막개발,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제주는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다. 한반도와 구별되는 기후와 한라산과 바다가 조화된 환경적 가치, 18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적 가치, 해양국가로서 동아시아를 넘나들었던 탐라국의 역사적 가치, 언어를 비롯한 독자적인 인문·사회적 가치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역사·인문·사회·자연·환경적 자산들을 잘 보존하면서, 도민행복과 소득 향상을 추진하는 지혜로운 전략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Q. 10월1일 제주 경선을 앞두고 제주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기호 4번 이낙연입니다. “살암시민 살아진다”는 제주도민 여러분의 기나긴 인고에 가슴이 늘 아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26일 ‘4.3특별법’ 통과 이후 73년 만에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제주도가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특별법 통과 이후 후속조치가 차근차근 준비되는 가운데 4.3 희생자에 대한 1차년도 보상금으로 1810억원이 2022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제가 당대표 시절 주도했던 고위 당·정·청에서 논의했던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합의사항을 이행한 것입니다. 2022년부터 향후 5년 이내에 4.3희생자 배·보상은 반드시 완료돼야 합니다. 그 일을 안전한 후보, 완전한 승리를 이끌 수 있는 후보만이 할 수 있습니다.

본선에서 이겨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는 후보만 ‘지속 가능한 제주, 행복한 도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주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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