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기간 동안 볼만 한 비대면 컨텐츠 소개

코로나19 백신 국내 1차 접종률이 전 국민의 70%를 넘어섰다. 이제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빠른 접종 속도를 보이고 있어 ‘위드 코로나’가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기에 계속 일상생활의 제약은 감수해야 한다. 문화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제한된 여건에서 현장 행사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비대면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비대면 콘텐츠의 핵심인 유튜브. 그곳에서 생산·소비되는 제주 콘텐츠는 음식과 여행이 대다수를 이룬다. 그 자체로도 나름 의미 있고 재미를 제공하지만, 그 밖에도 제주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영상들이 여럿 존재한다. [제주의소리]는 추석 연휴를 맞아 비대면으로 즐기는 제주 관련 콘텐츠를 소개한다. ‘순삭’ 가능한 부담 없는 내용부터, 다소 무게감 있는 내용까지…. 안전한 명절 연휴를 보내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가급적 올해 제작한 영상으로 추렸다.

# 제주공항 항공기 착륙

제주공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이라는 사실은 새삼 놀랍지 않다.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제주공항 이-착륙 영상 콘텐츠는 의외로 상당한 팬 층을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Korea Aviation Films’이 올해 3월 23일 게재한 영상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엄청난 폭우 속 제주공항 착륙(RWY07)’이란 제목의 영상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 제주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 8대 모습을 촬영했다. 조회수는 9월 18일 기준 무려 229만5412회. 제주에 살면 고개만 들어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항공기지만, 거대한 정밀 기계가 빗줄기를 뚫고 땅에 내리는 모습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 제주 구멍치기 낚시

구멍치기의 사전적 의미는 ‘얼어붙은 호수나 강 위에 구멍을 뚫고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일’이다. 이번 영상은 본래 뜻보다는 ‘초 간단 낚시’가 더 어울린다. 유튜브 채널 ‘털보액션TV’가 지난 5월 25일에 등록한 영상 제목은 ‘제주 구멍치기 낚시 고수를 영접하다’이다. 조회수는 139만53회나 된다.

한 중년 남성이 물고기를 낚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화려한 장비도 없이 나뭇가지와 낚싯줄, 미끼만으로 쏙쏙 잡아 올리는 장면은 고수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 여러 채널에서 제주 구멍치기를 소개했는데, 이 영상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 전복에 담긴 해녀 이야기

‘pood’는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유튜브 채널이다. 이곳은 지난 5월 25일 ‘전복에 담긴 제주 해녀의 슬픈 이야기’를 등록했다. 전복에 대한 역사적 정보를 8분 41초 분량으로 요약한 영상이다. 특히 제주에서 전복을 중앙 정부에 바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당시 제주 지역민들이 겪었던 부담이 출륙금지령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 영상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유튜브를 통한 정보 전달 방식을 잘 나타내는 예시이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집중력을 고려한 짧은 분량, 핵심 위주로 요약한 내용,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속도감 있고 감각적인 편집 등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특징은 젊은 10대, 20대들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한 발 더 나아가 1분 이하의 매우 짧은 동영상(shorts)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이 영상 댓글을 보면 제주에 이런 역사가 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온다. 우리가 계속 기억해야 할 제주의 여러 역사·가치들이 있다면, 뉴미디어에서 어떻게 알리고 혹은 대응할지 염두 해야 하지 않을까.

# 침묵의 바다

KBS TV에서 9월 9일 방송된 따끈따끈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지난 1년간 제주 바다의 변화 현장을 추적한 기후변화 특별기획 4부작 ‘붉은 지구’다.

그 중에서도 2편 ‘침묵의 바다’는 수온 상승으로 달라진 제주 바다의 현 상황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기후변화가 뜬구름 잡기가 아닌 우리 곁에 다가온 위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 공연

마침 추석 연휴에 맞춰 열리는 제주지역 공연들이 있다. ‘제15회 4.3평화 인권 마당극제’는 15일부터 시작했다. 평소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작품들을 소개해 왔는데, 올해는 유튜브 채널 ‘4.3평화 인권 마당극제TV’에서 영상으로 제공한다. 일본 조선어 학교에 대한 차별을 고발하는 재일교포 극단 달오름의 ‘치마저고리’, 대구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가두극장: 하차' 등을 소개한다. 

제주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도 17~18일 제주에서 공연한다. 원작이 지닌 메시지와 함께, 제주 안에서 만든 창작 오페라 가운데서도 손에 꼽는 규모를 자랑한다. 두 번 공연 모두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제주MBC’와 ‘제주4.3평화재단’에서 생중계한다. 

한편, 명절마다 열리던 민속놀이나 각종 체험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열리지 않는다. 제주지역 공립 문화 시설들도 통상 휴관일인 월요일과 추석 당일(화요일)이 겹치면서 20일~21일이 휴관일이다. 이 가운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쉰다. 원화 전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중섭미술관은 사전예약제로만 입장 가능한데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어 예약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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