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핫핑크돌핀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23일 제주 퍼시픽랜드 운영사인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을 찾아 돌고래 방류와 공연장 폐쇄를 촉구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23일 낮 12시 서울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제주 퍼시픽랜드 폐쇄와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퍼시픽랜드는 지난 2012년 돌고래 불법포획(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2013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돌고래 4마리를 바다로 방류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퍼시픽랜드 돌고래 몰수형을 확정했고 이에 따라 퍼시픽랜드에 있던 삼팔·춘삼·태산·복순 등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갔다. 

핫핑크돌핀스는 “검찰은 2012년 퍼시픽랜드 기소 당시 2009년 이후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들을 재판을 통해 방류했으나 2005년 포획된 비봉이는 오래전에 잡혔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다로 가지 못하고 퍼시픽랜드 수조에 남겨진 비봉이는 조련사 지시에 불응하며 돌고래쇼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갑자기 납치된 뒤 감옥 같은 수조에 감금된 뒤 16년간 매일같이 착취당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또 “비봉이는 지금도 돌고래쇼와 번식에 이용되고 있다. 비좁은 수조에서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은 돌고래가 1986년 퍼시픽랜드 개장 이후 30여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지금도 퍼시픽랜드에는 돌고래 4마리가 감금돼 있다”고 말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한림읍 비양도 인근 바다에서 불법포획돼 지금까지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으며 현재 나이는 27살로 추정된다. 

현재 퍼시픽랜드에는 비봉이를 포함해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수입된 아랑이, 비봉이와 아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돌고래 바다, 서울대공원이 기증한 태지 등 4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핫핑크돌핀스.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가 조련사의 지시에 불응하며 쇼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핫핑크돌핀스는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전을 위해 비봉이는 하루라도 빨리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며 “전체 130여 마리 가운데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가 한 마리라도 추가된다면 종 전체 보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포획된 보호종 돌고래가 사설 수족관 동물 쇼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윤리적이며 부끄러운 일”이라며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 준위협종으로 국제 보호종이자 해수부 해양보호생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비봉이 나이는 약 27살로 추정되는데 야생 돌고래 수명이 약 40살인 점을 고려할 때 이제 은퇴할 시기”라며 “동료 돌고래들의 귀향을 지켜봐야만 했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호반건설과 퍼시픽랜드는 돌고래쇼장을 폐쇄하고 돌고래를 바다로 보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을 학대해 돈을 버는 기업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을 할 수는 없다. 돌고래쇼 사업을 완전히 접고 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하라”고 요구했다. 

호반건설은 2017년 1월 말 제주 중문관광단지 퍼시픽랜드를 800억 원에 인수했으며 최근 퍼시픽리솜으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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