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대선 예비주자 人터뷰] ⑦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
“정부, ‘성산 제2공항’ 빨리 취소 결정해야…現공항 최첨단시설 개선”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내년 3월9월 치러진다. 여·야의 경선버스가 본격 출발하면서 제주를 찾는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의 국정 철학과 제주현안에 대한 견해, 그리고 지역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공약 및 정책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각 대선후보들이 구상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제주도에 대한 미래비전을 들어봤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서면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 글]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심상정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심상정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심상정 국회의원(경기도 고양시甲)은 “친환경 1차 산업의 혁신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 현물 중심의 유통판매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2차 가공·유통산업을 부흥시켜 젊은 청년층이 도전하고 일할 수 있는 ‘제주미래 스타트업’을 대대적으로 지원,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제주발전을 위한 준비된 공약을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심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4.3 희생자·유족 배·보상’과 관련해 배·보상 금액 상향 및 균등 지급을 약속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지원하고, 4.3희생자·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비방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제주지역 최대 갈등현안인 ‘성산 제2공항’과 관련해서는 “국토부 중재 하에 제주도·도의회가 공동 주관한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높았고,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만큼 추진 명분이 없다”며 정부 당국에 조속한 시일 내 ‘취소’ 결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현 제주공항을 대한민국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수준의 최첨단시설로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항공좌석 도민 쿼터제’, 공항과 연계한 트램 등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에 따른 국비 지원을 약속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년에 대해서는 “제주도민의 삶의 질 개선보다 국내외 사기업의 개발이 우선됐다”며 제주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주객이 전도된 국제자유도시 개념을 폐기하겠다고 했다. 또 기초 자치단체 부활, 도의회 의원정수 결정권 이양, 환경보전기여금 신설, JDC 및 공항면세점 운영권 제주도 이관 등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자치 입법권·재정권·조직권을 최대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5대 핵심 공약으로 △주4일제 및 최소노동시간 보장제 △구해줘! 지구, 탄소배출 50%↓ 재생에너지↑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신개념 공공주택 20% 확대 △생활동반자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 △신재벌개혁, 플랫폼 독점방지 등을 제시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편 심 후보는 이번이 네 번째 대선 도전이다. 2007년 민주노동당 경선에서는 권영길 의원에 밀렸고, 2012년에는 진보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당시 문재인 민주당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정의당 후보로 완주하며 6.17%를 득표했다.

Q.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됐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인데 과연 국민의 삶도 선진국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 국민 삶의 수준을 나타내는 OECD 지표를 보면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남녀 임금격차 1위, 세계 출산율 최저 등 최악이다. 사람 목숨 가벼운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선진국인지, 또 불평등과 차별이 방치되고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아이 낳아서 키우기 어려운 나라에 미래가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경제수치만 선진국이 아니라 국민의 삶도 선진국인 나라를 만들겠다. 그리고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Q. 왜 심상정이어야 하는가?

지금같이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의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뚜렷해야 한다. 또 소신 있고 당을 넘어 협력할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여야 한다. 저는 20년 동안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일념으로 정치를 했다. 기존 권력에 기대지도 재벌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직 시민 여러분들이 쥐어준 힘에만 의지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 큰 정당은 아니라도 20년 신념을 지킨 사람이 꼭 필요할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한다. 전환의 정치, 미래로 나아갈 다리로 저 심상정을 크게 써달라.

Q. 대표 공약(우선순위 5개)을 소개해 달라.

첫째, 68년 낡은 현행 노동법을 신노동법으로 바꿔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쉴 권리를 보장하겠다. 그리고 주4일제 근무와 최소노동시간 보장제를 실시하겠다.
둘째, 퇴로가 없는 기후위기 탄소배출 50% 낮추고 재생에너지 50% 올리는 기후대통령이 되겠다.
셋째, 토지초과이득세를 도입해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신개념 공공주택 20%를 확대해 주거안심 사회를 만들겠다.
넷째, 생활동반자법과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인권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다섯째, 플랫폼 독점 방지 등 플랫폼경제 민주화를 이루겠다.

Q. 제주발전을 위해 준비된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친환경 1차 산업의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2차 가공·유통산업을 부흥시켜 젊은 청년층이 도전하고 일할 수 있는 제주미래 스타트업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키우겠다. 또한 제주도가 친환경적인 폐기물처리와 재활용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4.3특별법과 관련해 지속적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지원하고 희생자·유족에 대한 배·보상 금액을 상향하고, 균등 지급하도록 하겠다. 희생자·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방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신설하겠다.
국내 최고 수준의 국립공공병원을 서귀포·성산 등에 설립해 도민들의 의료복지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제주도로 이관하고, 제주공항 내 JDC면세점 운영권 역시 제주도로 귀속시켜 제주도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현 제주국제공항을 도민과 이용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첨단시설로 확충하겠다.

인간 심상정은? Q & A / 그래픽=문준영 기자 © 제주의소리 

Q.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15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무늬만’ 특별자치도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15년 어떻게 평가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국내외 사기업의 개발편의 목적이 강한 제주특별법을 제주도민의 자치와 삶의 질 개선, 도민이 주도하는 친환경산업구조로 개편될 수 있도록 전면 개정하겠다. 이를 위해 광범위한 ‘제주특별법 전면개정을 위한 범도민적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 제주특별법 전면개정을 통해 주객이 전도된 국제자유도시 개념을 폐기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을 최대한 확장하겠다. 기초의회와 시장직선제 복원, 선거구 획정 및 도의회 의원정수의 결정권, 소득세·부가가치세·양도세 등의 지방세 전환, 환경보전기여금 신설 등 특별자치도의 입법, 재정, 행정조직 등 전 분야에 걸친 제주도민의 선택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Q. 지방자치의 요체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자기 결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제주만 유일하게 자치 시·군,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풀뿌리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많은데, 기초자치권 부활에 대한 입장은.

제주특별법 전면개정과 주민투표를 통해 기초자치단체를 부활시켜야 한다. 기초의회의 부활과 동시에 자치단체장 선출을 위한 주민들의 참정권은 보장돼야 한다. 기초의회 형태는 자율적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도지사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양 행정시 폐지, 시장직선제 도입은 필수적이다. 협소한 지역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광역 도의원 선출방식은 비례대표제 방식으로의 전환 등 전면적으로 개편돼야 한다.

Q. 제주(성산)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하다.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 이후 △전면 재검토 △보완 후 재추진 △현 제주국제공항 확장 △정석비행장 활용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올해 초 국토교통부 중재 하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공동주관하고 지역 언론사들이 참여한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반대가 높았다. 환경부 역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입지의 타당성과 계획의 적정성 등이 모자라고 요구한 보완사항들이 보완되지 않았다며 ‘반려’했다. 결국 제2공항을 건설할 명분이 없으므로 정부는 조속히 ‘취소’ 결정을 내려야 한다. 대안은 오랜 기간 도민들이 바라는 대로 현 제주국제공항 확장이다. 방안은 국제적으로 공모할 수도 있고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제시될 수 있다. 제주공항 주변 부지도 충분하고 인천공항과 같은 수준의 첨단시설로 개선할 여지도 충분하다. 정부가 투자할 의지만 있으면 되는데 안 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가 제2공항만을 염두에 두고 제주공항의 안전과 시설 개선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심상정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인 심상정 국회의원. ⓒ제주의소리

Q. 제주를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막개발,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특별법을 만들고 특별자치도를 만들었지만 모두 중앙정부가 독단적으로 주도하고 도민들은 개발의 수혜에서 소외됐다. 겉으로 보기에 제주도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쓰레기 수출도시가 됐고 서울보다 더 높은 부동산 폭등과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량관광과 난개발로 인해 도민들의 삶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고 일상적인 불편과 고통,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제주도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도민들이 스스로 행복한 제주도가 돼야 한다. 도민들이 주도적으로 제주발전의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가 되려면 먼저 도민들에게 그러한 권한과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제주도민이 제주도의 가치를 가장 잘 안다. 제주는 전 세계 어디를 내놔도 손색없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주의 가치는 자연환경 그 자체에 있으며 그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고 살아왔던 제주도민들의 삶이 제주의 가치다. 제주만이 갖고 있는 제주의 가치는 제주도민이 직접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되는 제주 발전전략이 나올 때 비로소 전 세계에 온전히 알려질 것으로 믿는다.

Q. 마지막으로 제주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 제2공항 반대로 표명된 지속 가능한 제주에 대한 도민의 결정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저와 정의당은 제주다움을 위한 도민들의 노력을 앞으로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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