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떨쳐내려 몸부림치면 더 파고드는 폐어구, 보호 대책 절실”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진=핫핑크돌핀스.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진=핫핑크돌핀스.

멸종위기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버려진 낚시줄과 그물 등 각종 폐어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신도리 일대에서 낚시줄이 걸린 채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됐다. 

해당 돌고래는 핫핑크돌핀스가 오전 9시부터 50여 마리의 돌고래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등지느러미에 낚시줄로 추정되는 폐어구가 걸려 살점이 패인 채 포착됐다. 

이처럼 낚시줄이나 폐그물 등 폐어구가 등지느러미에 걸린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올해에는 2월과 8월에 두 차례에 걸쳐 같은 고통을 받는 돌고래가 발견된 바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등지느러미에 낚시줄이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례는 올해만 벌써 세 번째로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며 “낚시줄이 걸린 개체는 등에 걸린 줄을 벗겨내려고 몸부림칠수록 살을 조여오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낚시줄이 점점 몸을 파고들게 되면 결국 등지느러미가 잘려나가게 된다. 낚시줄이 등지느러미에 걸린 개체는 지금 생사의 기로선 것”이라며 “인간이 버린 폐어구가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2019년에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꼬리지느러미가 아예 없는 돌고래를 선상에서 발견하고 동영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와 핫핑크돌핀스는 해당 돌고래를 추적하며 ‘오래’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지느러미에 직접 손상을 입었거나 현재 고통받고 있는 개체가 4마리에 달한다”며 “남방큰돌고래 전체 개체 수가 130마리일 때 약 3%가 직접 손상을 입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제주 바다에 얼마 남지 않은 남방큰돌고래들이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지 못하고 인간이 버린 폐어구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폐어구는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은 중요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에게 직접적 위협을 가하는 등 해양동물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에 낚시를 제한토록 하거나 해양쓰레기 발생을 막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제주 대정읍과 구좌읍 등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돌고래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진=핫핑크돌핀스.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사진=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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