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주권에 30학급 규모 남녀공학 고교...제주고 부지 이용 가능성

1986년 개교한 남녕고등학교 이후 35년만에 제주시 동(洞)지역에 공립 고등학교가 신설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연동과 노형동 등 인구가 가장 많은 신제주권에 공립 일반계 고교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일반계고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전국에서 학급당 학생수가 가장 많기 때문. 전국 일반계고 학급당 학생수는 25.1명인데 비해 제주는 29.1명에 달한다.

제주시 동지역의 8개 일반계고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88학급 중 89.8%인 272학급이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의 과밀학급인데다 30명이 넘는 학급도 147학급이나 된다. 6개 학교는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 거대학교다.

공립학교인 제주일고는 42개 학급, 제주중앙여고는 38개 학급으로 더 이상 학급수를 늘릴 공간도 없는 형편이다.

교육부는 지난 7월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통해 학급당 학생수를 28명 미만 기준으로 맞추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초등학교 14개교, 중학교 6개교가 늘어나는 35년의 시간 속에 1986년 남녕고가 설립된 이후 일반계고는 단 1개교도 신설된 바 없다.

당장 과대-과밀학교인 제주일고와 제주중앙여고 사례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고교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교육청이 부랴부랴 고교 신설을 서두르는 이유다.  

도교육청은 30학급 규모의 남녀공학 일반계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도교육청이 확보한 학교부지는 제주시 일도2동 동인초 부지와 연동 제주고 여유부지가 있다.

하지만 동인초 부지인 경우 1만6500㎡로 고교가 들어서기에는 협소하다. 게다가 연동과 노형동 등 서부지역의 경우 일반계고가 제주일고와 남녕고 밖에 없어 지역적으로도 들어서기 힘들다.

제주고 인근에는 현재 제주고가 사용하는 12만9600㎡ 이외에 15만6900㎡ 부지가 더 있는 상황이여서 학교 신설에 유리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석문 교육감은 신제주권에 제주여중-여고 이전을 추진해 왔지만 제주여고 재단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제주시는 부림랜드~넥슨컴퓨터박물관~제주한라대까지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고 있다. 도로가 신설되면 학교 부지도 자연스럽게 나눠지면서 학교 신설은 더욱 용이할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7일 교육감이 고등학교 신설 등 중기학생배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신설 고교는 30학급 규모로 준비하고 있지만 부지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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