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탑동광장 폐쇄 석달만인 5일 재개방하자 여기저기 음주...6일 새벽엔 곳곳 쓰레기 

5일 저녁 제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가 3개월만에 개방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술을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5일 저녁 제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가 3개월만에 개방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술을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탑동광장이 그물망을 걷어내고 석달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개방 당일부터 야간 음주를 즐기는 노상 모임이 잇따르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제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 폐쇄 명령 해제 첫날인 5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개방 직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곳곳에서 음주와 취식 행위가 잇따랐다.

식당과 카페 영업이 금지된 밤 10시가 지나자 인근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를 공수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무리를 지어 테마거리에 자리를 잡았다.

일부 취객들이 통행로에 앉아 술을 마시자 현장 계도활동에 나선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곧바로 제재에 나섰다.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계단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계도가 이뤄졌다.

현장에는 음주와 취식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지만 보란 듯이 술자리가 이어졌다. 바닥에도 음주금지 스티커가 2m 간격으로 붙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을 바다 정취를 느끼려는 시민과 관광객들 사이로 술판은 수백 미터에 걸쳐 이어졌다. 취식 행위로 마스크 착용 등 기초적인 방역 지침 준수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5일 저녁 제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가 3개월만에 개방되자 관광객과 시민들이 몰려 술을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5일 저녁 제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가 3개월만에 개방되자 관광객과 시민들이 몰려 술을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 곳곳에 음주 금지 안내문이 내걸렸지만 5일 광장 개방과 동시에 술을 마시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제주의소리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 곳곳에 음주 금지 안내문이 내걸렸지만 5일 광장 개방과 동시에 술을 마시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렸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탑동광장 바닥에 먹다 남은 음식과 돗자리까지 나뒹굴고 있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탑동광장 바닥에 먹다 남은 음식과 돗자리까지 나뒹굴고 있다. ⓒ제주의소리

계도 활동을 하던 공무원들이 사라지자 술 자리는 테마거리와 광장까지 곳곳으로 번졌다. 선선한 날씨에 탁 트인 야외에서 술을 즐기려는 행렬은 자정을 넘어서도 계속됐다.

탑동광장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교통광장이다. 법령상 광장은 음주와 관련된 별도 제재규정이 없다. 공무원들이 단속 대신 계도활동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취객들이 테마거리 계단에서 내려와 인도나 도로에서 술을 마실 경우 경범죄처벌법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마저 기준이 애매해 실질적인 처벌로 이뤄진 사례도 없다.

현행 경범죄처벌법 제3조는 공공장소에서 음주소란 행위를 할 경우 1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과료 처분을 하도록 하고 있다.

계도의 한계로 결국 제주시는 6월30일 탑동광장 및 테마거리를 일시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탑동광장 전면 폐쇄는 1988년 당시 건설부의 광장 지정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제주시는 계절적 요인으로 야간 노상 모임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해 5일 오후 6시를 기해 광장을 전면 개방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나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난후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나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난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 ⓒ제주의소리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나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6일 새벽 취객들이 떠나 제주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 쓰레기 너머로 한 시민이 새벽 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도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광장 개방과 동시에 야외 술자리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튿날인 6일 오전 5시 다시 찾은 현장에서는 이른 새벽시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는 취객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테마거리와 광장 곳곳에는 취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즐비했다.

새벽 운동에 나선 한 시민은 “이럴 줄 알았다. 개방하자마자 술 마시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쓰레기라도 가져가던가 제대로 버려야지. 사람들이 양심이 없다”며 쓴소리를 건넸다.

현장에는 먹다 남은 소주병과 맥주캔은 물론 각종 안주가 나뒹굴었다. 깨진 소주병과 담배꽁초, 광장 바닥에 쏟아진 먹다 남은 사발면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현장에서 환경미화 근로를 하는 고모(76)씨는 “하루 사이에 쓰레기가 확실히 늘었다. 광장 일대 여기저기 쓰레기가 있다. 이제 시작이다. 주말이면 쓰레기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는 탑동광장 개방에 맞춰 10월 한 달간 계도 인력 18명을 상시 배치해 야간 계도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와 쓰레기 투기도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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