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둘 바를 모르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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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87) manner 방식, 태도

manner [mǽnǝr] n. 방식, 태도
손 둘 바를 모르쿠다?
(손 둘 바를 모르겠다?)

manner는 man- ‘손(=hand)’과 –er ‘행위도구(=agent)’의 결합이다. 여기서의 man-을 어근(語根)으로 하여 나온 어휘로는 manufacture ‘제조업’, manage ‘관리하다’, manuscript ‘원고’, manual ‘소책자’, manipulate ‘조작하다’, mannerism ‘매너리즘’ 등이 있다. manner의 어원적 의미는 ‘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방식이나 태도’이다. 영어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말에서도 ‘손’이란 말은 ‘손짐작하다(measuring roughly with one´s hands)’, ‘손을 떼다(keep your hands off of)’, ‘손에 익다(be an old hand at)’ 등에서처럼 비유적으로(metaphorically) 매우 넓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악수하는 대신에, 상대방의 오른손과 나의 왼손을, 또는 반대로 상대방의 왼손과 나의 바른손을 잡는, 좀 독특한(unique) 악수를 곧잘 나눕니다. 악수의 흔한 형식(common form)을 파괴함으로써 우리들의 마음을 악수와는 다른 그릇에 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우리의 할머니나 어머니들이 오래전부터 해왔듯이 아예 상대방의 손이나 팔을 만져보기도 합니다. 몸 성함(bodily health)의, 무사함(being safety)의 원시적 확인(primitive confirmation)입니다.

-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에서-

손은 필요한(helpful) 손이다. 말 그대로 ‘일손’이다. 손의 도움을 빌어 물건을 나르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대인관계(interpersonal relationship)를 형성하거나 유지하며, 삼시세끼(three meals a day) 식사를 한다. 식사야 도구를 가지고 식사를 하지만 그 도구들도 결국은 손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으니, 사실상 손으로 식사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손으로 도구를 잡고 식사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식사하는 인구도 여전히 세계 인구(world population) 중 1/3을 차지한다. 인도인들과 말레이인들이 대표적인데, 그들은 “도구는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많은 사람들의 입속으로 수없이 들어갔다가 나오지만 손은 본인의 입 외에 타인의 입으로 들어간 적이 없으며, 본인이 사용한 도구는 대개 타인이 씻곤 하지만 손은 스스로 씻는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사 행위를 원시적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문화의 차이(cultural difference)일 뿐인 것이다.

사진=pixabay.
손은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위험한 것이기도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그 사용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손을 어디가 두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몸 둘 바를 모르는 시대가 아니라, 손 둘 바를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사진=pixabay.

손은 위험한(dangerous) 손이다. 인간은 손으로 하는 일이 많고 손으로 많은 것들을 만지기 때문에, 손은 질병의 감염(infection)과 전파(spread)에서 가장 위험한 매개(medium)가 되는 신체기관(organ)이기도 하다. 그래서 위생학적으로(hygienically) 손의 청결 유지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데, 의료기관에서는 곳곳에 손 소독제(disinfectant)를 비치해 수시로 손을 소독할 수 있게 하며, 특히 위생에 철저해야 하는 의사들은 수술실(operating room)에 들어가기 전 소독액이 포함된 세정제(detergent)와 솔(brush)로 3~5분가량 손을 문질러 씻은 후, 그 위에 수술용 장갑을 착용해 위생을 최대한으로 유지한다. 손만 잘 씻어도 손을 매개로 전염되는 많은 질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은 이처럼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위험한 것이기도 하지만.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 이후로는 그 사용도(frequency of use)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하게 되면서 그렇게 되고 있는 거야 그렇다 쳐도, 오늘날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를 유지하느라 우리의 손은 더욱 더 외롭게(lonesomely) 그 기능(function)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손을 어디가 두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길을 걸을 때도 손을 어디다 두고 걸어야 할지 몰라 불편함을 느끼고(feel uncomfortable),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도 손 처리가 곤란해서 손잡이(strap)를 잡을 때가 많다. 몸 둘 바를 모르는 시대가 아니라, 손 둘 바를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손은 글을 쓰는 손이다.”라는 플로베르(1821-8180)의 말이 큰 위안(comfort)으로 다가오는 요즘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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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2
뭔 소리인지. 2021-10-08 16:35:49
ㅎㅎㅎㅎㅎㅎ 참. 손 둘바를 모르겠다고요??? 어처구니가 없네요. 살면서 특별한 상황 외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공감 안되는 글..
22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