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 확산 방지를 위한 선택과 집중

사람에게는 언제나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선택에는 선택 후 수정할 수 있는 선택과 수정이 어려운 선택이 있다. 수정과 개선이 어려운 선택일수록 신중해야 하며, 그 선택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는 함께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제주의 도시도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 선택할 시간이 아닐까?

제주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도시 두 번째 이야기를 쓰면서 제주 도시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릴 적 무근성 주변의 자그마한 도시는 연동 노형을 비롯한 아라, 삼화까지 이제는 몇 배로 도시가 성장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도시가 이렇게 커져 왔을까? 어느 순간 돌아보니 우리의 도시가 이만큼 성장해 있었다.

제주의 최우선 가치는 환경가치라고 한다. 도민참여단을 통해 ‘청정과 공존’ 미래비전의 슬로건을 정했고, ‘청정과 공존’은 제주 최상위 가치라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청정과 공존을 위해서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나가야 하는 것일까?

현재까지 도시의 성장은 외연적 확장을 통해 경제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고, 이용과 조성의 편리성에 초점을 둬온 것 같다. 도시의 외연적 확장은 녹지와 자연환경은 점차 잠식됐으며, 외곽으로 무분별하게 확장된 도시는 상·하수도, 도로와 같은 사회기반시설 증가를 요구했으며, 이는 사회비용의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자동차 증가에 따른 교통, 주차를 비롯한 환경문제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재해와 재난 대응 및 기후변화에도 취약한 도시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원도심 쇠퇴와 함께 인구의 유출은 또 다른 도시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왔으며, 이제는 자연녹지지역의 난개발과 함께 중산간 지역의 관광개발 및 곶자왈의 훼손으로 새로운 개발에 대한 저항감만이 커지는 현실이다.

더욱이 원도심과 쇠퇴한 도시를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추진됐음에도 쇠퇴 이전 활황이었던 시기로 되돌리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경제적 논리에 따른 외연적 확산은 개발사업자만 배를 불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비용은 우리 도민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으로 과연 우리의 도시는 공평하고 공정하고, 공익적인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많은 희생이 생기기 전 앞으로 우리의 삶을 이어갈 도시의 모습을 정립해야 하고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면, 저층형 수평적 개발과 고밀도 수직적 개발이라 할 것이다. 경관적 측면을 강조하고, 좀 더 넓은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수평적 개발과 외부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원도심과 같은 기존 시가지의 밀도(고도) 완화를 바탕으로 대중교통과 보행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적 도시를 추구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를 말한다.

수평적 개발과 수직적 개발의 장·단점이 명확히 존재하고 다양한 전제가 이뤄져야 하며,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에 섣불리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난 도시의 성장에 따른 도시와 환경문제, 우리의 삶을 비교해 봤을 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김태석 도의원. ⓒ제주의소리

즉, 제주 환경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미 훼손 지역을 좀 더 활용하는 방법으로 제주형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정의와 같이 ‘미래세대의 필요 충족 능력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개발’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어떠한 선택이 옳을지에 대한 도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방향과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시민은 항상 옳지 않지만, 언제나 옳다’라는 말과 같이 우리 모두의 집단지성으로 ‘향후 우리 도시의 모습을 함께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제안해 보며,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친다. / 제주도의회 의원 김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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