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특별자도의회 4.3특위 위원장 강철남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월 1회 현장 답사를 통해 4.3유적의 보존 상태를 파악하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5월에는 주정공장터와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6월에는 수악주둔소와 정방폭포, 7월에는 관음사와 이덕구 산전, 9월에는 백조일손묘와 중문성당, 시오름주둔소, 10월에는 북촌마을 4.3길을 방문했다.

제주4.3유적지는 4.3 당시 제주도민의 생활상과 가치관 등 총체적 실상을 살필 수 있는 증거로서 그것이 지닌 역사적, 학술적, 상징적 가치를 고려할 때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귀중한 유산으로서 원형대로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미래 세대의 역사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기성세대의 중요한 몫이다.

그동안 기록과 증언을 통해 밝혀진 4.3유적지만 해도 800곳이 넘는다. 그러나 이를 보존하기 위한 법적 장치와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미래세대로의 전승과 대중교육으로의 전환이 부진한 형편이다. 4.3유적지와 그 주변 환경 보존을 위한 보호 및 복원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직·인력·예산 등 행정지원체계 정비를 비롯해 유적지 자료의 기록화·정보화, 과학적 조사·연구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기관과 단체 등 소수의 책임과 노력만으로는 4.3유적지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강철남 4.3특위 위원장.ⓒ제주의소리
강철남 4.3특위 위원장.ⓒ제주의소리

올해 73주년을 맞은 4.3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에 이어 2022년 정부예산안에 4.3 관련 국비 1908억원(배·보상 관련 1810억 포함) 편성이라는 큰 결실을 맺으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제주4.3을 기억하는 것조차 금기였던 시대를 지나, 제주도민의 염원과 온 국민의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4.3유적지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대중의 공감과 참여가 함께해야 한다. 4.3특별위원회의 현장 답사는 마무리됐지만, 문화·예술 활동, 기념사업 등 대중의 공감과 참여를 이끄는 지원 활동과 제도개선을 통해 4.3유적지가 잘 조성되고 알려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4.3특별위원회 위원장 강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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