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고용호 의원 “도로 폭 24→15m 축소하면서 인도, 갓길 사라져”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3년째 파행을 겪고 있는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이 다음 달 재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실시설계가 6번이나 바뀌면서 보행자를 위한 인도, 갓길이 사라져 비자림로에 ‘사람’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성산읍,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제주도 도시건설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성산읍·구좌읍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비자림로 확·포장 사업’ 진행 상황을 도마에 올렸다.

비자림로(대천~송당) 확·포장 사업은 총사업비 242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km 구간을 기존 2차로에서 4차로로 확·포장하는 공사다.

지난 2018년 8월2일 첫 삽을 떴지만, 환경훼손 지적이 제기되면서 닷새 만에 공사가 중단되는 등 3년 넘게 공사 재개와 중지를 반복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5월27일 3차로 공사 재개에 나섰지만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멸종위기종에 대한 정밀조사와 저감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그해 6월5일 공사가 또 중단됐다.

현재 환경단체 등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고용호 의원은 먼저 “현재 환경저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창민 도시건설국장은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법정보호종 포획 및 이주 대책과 도로 폭 축수 및 동물이동로를 설계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조만간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고용호 의원은 도로폭이 당초 24m에서 15m로 축소된 것과 관련해 “도로폭이 줄면서 인도도, 갓길도 사라졌다. 로드킬을 염려하는 것이라면 속도를 제한하면 된다”며 “동물이동로는 만들면서 왜 인도는 없나. 사람이 곤충, 동물보다 못 하나. 사람을 위한 것들이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갓길이 없으면 만약 교통사고가 나면 차들이 역주행해야 하는 것이냐”며 “설계만 6번 바뀌었는데, 사람이 편리하자고 도로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식이면 사람이 불편해진다. 비자림로에 사람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환경부(영산강유역환경청)에 11월까지 환경훼손 저감대책 이행(보완)계획을 이행한 뒤 최대한 빨리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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